행문위, 동아시아 문화도시 교류 예산 전액 삭감

청주 구룡공원. 연합뉴스
청주 구룡공원.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청주시의회의 2020년도 본예산 심사에서 파장이 큰 삭감안이 잇따르고 있다.

시의회 농업정책위원회(이하 농정위)는 13일 ‘2020년 기금운용계획안 예비 심사’에서 공원조성과가 제출한 장기미집행 공원녹지조성을 위한 녹색사업육성기금 사용안 중 공원녹지 토지매입비 50억원과 부대비 950만원을 삭감해 예치금으로 전환했다.

공원조성과는 애초 내년 장기미집행 공원녹지조성을 위해 구룡공원, 명심공원, 운천공원 등 12개 공원 매입을 위한 200억원의 녹색사업육성기금 사용안을 제출했다. 이날 삭감 후 예치금으로 전환된 50억원은 전액 구룡공원의 매입비다.

농정위가 구룡공원 매입비를 전액 삭감한 것은 ‘청주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난개발 대책 거버넌스(이하 거버넌스)’에서 결정한 1구역 13% 민간개발, 2구역 협의보상과 지주협약 통한 전체매입과 전면으로 배치된다.

이번에 공원조성과가 제출한 구룡공원 매입계획 대상 토지는 토지주의 해제 신청에 의해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해제를 권고한 3필지다. 3필지의 지목은 전답으로 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원회가 생태민감지역으로 분류하며 필수 매입 대상으로 보고 있는 곳이다. 공원조성과도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일몰제 시행 전 우선 매입을 위해 예산안을 올렸다.

이번에 농정위가 구룡공원 내 전답에 대한 매입예산을 삭감한 것은 등산로 주변 임야를 중심으로 매입하라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극심한 갈등을 겪은 후 거버넌스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시의회에서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이우균 농업정책위원장은 “어차피 전체를 매입할 수 없다면 시민들이 구룡공원 내에서 원하는 곳을 파악하고 내년 1차 추경까지 정확한 매입지역을 정하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구룡공원 전체 매입의 비현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 시민단체와 시의회의 갈등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한편 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이하 행문위)는 이날 젓가락페스티벌 등 동아시아문화도시와 관련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행문위가 삭감한 동아시아문화도시 관련 예산은 동아시아문화도시 교류협력사업 1억 4500만원, 젓가락연구소운영 8245만원, 젓가락페스티벌 1억 9400만원, 동아시아 예술문화교류 1억 3823만원이다. 청주시는 2015년 중국 칭다오시, 일본 니가타시와 함께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청주시는 동아시아문화도시 선정과 함께 젓가락페스티벌을 개최하기 시작했다. 또 젓가락을 매개로 칭다오시, 니가타시와 국제교류를 벌이고 있다.

행문위가 이들 사업에 대한 효과가 낮다고 보고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하면서 젓가락페스티벌과 동아시아문화도시 국제교류는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국제교류 자체를 막는 것은 국가적 위신과 관련된 문제로 예결위원회에서 부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부담에도 행문위가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한 것은 행사를 주최하는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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