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점검 총선 D-120]
선거모드 전환 대장정 스타트
보수 vs 진보 2대2 호각지세
정치 1번지 상당 쏠리는 시선
이종배·박덕흠 ‘아성 쌓을까’
제천·단양-중부3군 도전러시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충북 도내 곳곳에서 '열전(熱戰)'의 시작을 알리는 내년 4·15 총선 출마선언이 잇따르는 등 8곳의 선거구가 총선모드로 급전환되고 있다. 차기 총선 120일 전인 17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120일간의 총선레이스는 '대장정'의 스타트를 끊는다. 각 선거구의 특징과 막전막후에서 국회 입성을 향해 뛰고 있는 주자들을 살펴봤다.

◆청주 상당

충북의 정치1번지 청주 상당은 '1석 이상'의 의미가 내재된 곳으로 한국당 정우택 의원이 19~20대까지 당선증을 연거푸 거머쥐었고 5선 도전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6월 충청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서 1당이 되면 국회의장이나 대권후보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9월 한국당 충북도당위원장에 취임해 '총선지휘봉'을 쥐기까지 했다. 공천 경쟁자는 윤갑근 변호사다. 그는 검찰 재직시 황교안 대표와 깊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변호사는 10월 책임당원 1700여명과 한국당에 동반 입당했다.

민주당은 반드시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장선배 충북도의장, 정정순 지역위원장,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등이 선거구를 누비고 있다. 정 위원장은 최근 또 다른 계정을 통해 페이스북에 공직자로 걸어온 길과 상당발전 구상안 등을 올리며 출마준비에 여념이 없다. 여기에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족쇄'에서 풀려 공천레이스에 합류할 전망이다. 검찰은 12일 김 사장을 둘러싼 사회공헌자금 부정 사용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했다. 충북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의 도전도 지켜볼 대목이다.

정의당에서는 김종대 의원(비례)이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완주할 경우 결국 '민주당표'를 잠식하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바른미래당은 11일 홍익표 ㈜성우앤푸드 대표이사를 지역위원장에 임명했다.

◆청주 흥덕

청주 흥덕은 '도종환 험지(險地) 차출설'이 갈수록 증폭됨에 따라 대진표 작성을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선거구다. 설은 베스트셀러 '접시꽃 당신'을 지은 유명시인이고, 현 정권의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 의원이 1번지 상당 선거구로 이동할 것이란 게 골자다. 도 의원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보다 큰 전장에서 청주 선거전(戰)의 민주당 간판으로 총대를 메야 한다는 게 얘기다. 민주당에선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도 거론되고 있다. 이 부지사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흥덕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할 때 줄곧 보좌관을 역임했었다. 이 부지사는 이르면 이달 말 퇴임하고 흥덕에 '올인'할 계획이다.

한국당에서는 3명이 물망에 오르 내리고 있다. '여성 정치인론'을 역설하는 김양희 당협위원장은 "소신과 함께 여성의 섬세함과 어머니의 강인함으로 흥덕지역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정복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은 3선 이사장을 하면서 흥덕 내 탄탄한 조직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다.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는 지역구에서 김장 봉사활동을 하는 등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관건은 한국당 복당 여부로 보인다. 신 교수 측은 "일단 복당 문제부터 결론을 맺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의 측근인 임헌경 지역위원장의 공천이 유력하다는 게 중론이다.

◆청주 서원

청주 서원은 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5선 출격'을 위해 신발끈을 조여매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오제세 의원은 국회바둑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수읽기가 뛰어난 정치인"이라며 "공천관문만 넘어서면 해볼만 한 구도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공천을 노리는 이광희 전 도의원은 10일 '젊은 정치인'과 '서원 교육특구'를 화두로 삼아 출마를 선언했다. 6·13 지방선거 때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에 휩싸여 예비후보직을 사퇴한 유행열 한국감정사평가협회 상근부회장이 이달 초 폭로 여성과 시민단체 관계자를 고소한 것을 두고 사법적 판단을 통해 의혹을 풀고 공천 경쟁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한국당에서는 최현호 당협위원장이 내리 7번째 '출사표(出師表)'에 시동을 걸었다. 최 위원장은 20대 총선 당시 오 의원과 초접전 끝에 불과 득표율 1.29% 격차로 분패했었다. 최 위원장 측은 한국당 공천장을 손에 쥐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청주 청원

청주 청원 선거구는 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5선 고지를 향해 뛰고 있다. 변 의원 측은 판의 기류를 밀도 있게 체크하며 조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소속의 한 도의원은 "변재일 의원을 넘어설 경쟁자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변 의원은 오창오송을 위치로 한 중부권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추진하며 '1조원 예타면제'를 공표하는 등 이슈몰이에 적극성을 띠고 있다.

민주당 공천주자는 정균영 한국조폐공사 상임감사가 꼽히고 있다. 정 감사는 2014년 청주·청원 통합 주민투표를 앞두고 행정구역통합추진위 집행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그는 '소외없는 통합청주시' 등에 방점을 찍고 있다.

변수는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간 '맞손' 여부다. 양당이 연대해 단일후보를 낼 경우 판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황영호 당협위원장과 박한석 충북도당 수석대변인이 공천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바른미래당은 김수민 의원(비례)이 재선 도전행보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김 의원은 "정치에 쉽게 참여해 의견을 제시하고 타당성이 인정되면 채택되는 그런 사다리가 분명 필요하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점에서 보수대통합을 연결고리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세력 간 통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충주

충주에서는 한국당 이종배 의원이 '3선가도'에 나섰다. 한국당 내 사실상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 한국당 정책위수석부의장에 재임명되면서 당내 입지까지 상승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은 맹정섭 지역위원장이 7월 지역위를 맡으면서 공천에 한발 더 접근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여전히 한창희 전 충주시장, 우건도 전 충주시장 등의 출마 가능성이 열려 있고, 이시종 지사의 측근인 박지우 전 충북도 서울사무소장이 9일 공천경쟁에 뛰어들면서 민주당 공천은 예선전에서부터 일합(一合)을 겨뤄야 하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은 최용수 지역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제천·단양

전통적으로 보수색채가 짙은 제천·단양에서 출마선언이 이어져 주목된다. 민주당 이후삼 의원이 재선 고지를 밟기 위해 잰걸음을 떼고 있지만 공천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근규 제천시장은 14일 출판기념회를 통해 총선의지를 분명히 했고, 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은 11일 아예 출마선언을 하고 SNS 활동 등을 대폭 강화하며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당은 엄태영 전 제천시장이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 이 의원은 4만 1162표를, 엄 전 시장은 3만 8703표를 각각 획득했다. 불과 2459표 차이로 승부가 갈린 것이다. 단양이 고향인 새누리당 출신 박창식 전 의원이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찬구 지역위원장은 보궐선거 때 6353표(7.4%)를 획득했었다.

◆증평·진천·음성

증평·진천·음성은 갈수록 선거판이 예열되고 있다. 한국당의 검사장 출신 경대수 의원이 3선도전에 나선 가운데 최근 들어 임호선 경찰청 차장(치안정감)이 민주당 공천레이스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 차장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검-경 대결' 시나리오의 배경이다. 임해종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20대 총선에 이어 재도전에 나섰고, 한국당 이필용 전 음성군수는 12일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음성은 중부3군 가운데 유권자가 가장 많은 곳이다. 경대수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여러 얘기가 난무하고 추측성 시나리오가 돌고 있지만 괘념치 않는다. 마이웨이"라고 말했다.

20대 총선 당시 제3정당으로 출마해 무려 1만 394표를 획득한 김영국 한일중 이사장의 막판 '선택'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김 이사장이 직접 출마하면 변수가 될 전망이고 특정주자를 밀어줄 경우 판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전언이다.

◆보은·옥천·영동·괴산

보은·옥천·영동·괴산은 여전히 한국당 박덕흠 의원의 '3선 독주(獨走)' 기류다. 박 의원이 '전국 최다득표율'에 도전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민주당 내 경쟁력 있는 주자가 마땅치 않은 게 기저에 깔려 있다. 그러나 박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선거 모른다. 대전제는 방심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 성낙현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장과 안성용 변호사가 거론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남부3군(보은·옥천·영동)에서 5선을 기록한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을 차출해야 한다는 '농반진반(弄半眞半)'의 얘기를 나눌 정도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충북 선거구 출마 예상자>

 ▨ 청주상당
민주 장선배 충북도의장, 정정순 지역위원장,
김형근 한국가스공사 사장, 
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한국 정우택 국회의원, 윤갑근 변호사 
정의 김종대 국회의원 
바른 홍익표 지역위원장 
 ▨ 청주흥덕
민주 도종환 국회의원,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한국 김양희 당협위원장, 김정복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 
바른 임헌경 지역위원장 
 ▨ 청주서원
민주 오제세 국회의원, 이광희 전 도의원, 
유행열 한국감정사평가협회 상근부회장
한국 최현호 당협위원장 
바른 이창록 지역위원장 
 ▨ 청주청원
민주  변재일 국회의원, 
정균영 한국조폐공사 상임감사 
한국 황영호 당협위원장, 
박한석 충북도당 수석대변인 
바른 김수민 국회의원 
 ▨ 충주
민주 맹정섭 지역위원장, 우건도 전 충주시장, 한창희 전 충주시장, 박지우 전 충북도 서울사무소장
한국 이종배 국회의원 
바른 최용수 지역위원장 
 ▨ 제천·단양
민주 이후삼 국회의원, 이근규 전 제천시장, 
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 
한국 엄태영 전 제천시장, 박창식 전 국회의원 
바른 이찬구 지역위원장 
 ▨ 증평·진천·음성
민주 임해종 지역위원장, 임호선 경찰청차장 
한국 경대수 국회의원, 이필용 전 음성군수 
 ▨ 보은·옥천·영동·괴산
민주 성낙현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장, 
안성용 변호사 
한국 박덕흠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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