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한국예탁결제원 대전지원장

한국예탁결제원은 최근 ‘K-Camp’라는 지역 밀착형 창업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회사 명칭의 영문 첫 글자 K와 창업기업들이 모인 장소라는 의미의 Base Camp를 합성한 명칭이다. 이 프로그램은 예탁결제원과 민간 창업컨설팅 기관인 액셀러레이터가 협업해, 창업기업의 기술화, 역량강화, 판로개척 등 창업과 관련한 모든 방면의 보육과 컨설팅에서 자금조달 및 투자 연계까지 지원을 한다.

예탁결제원의 ‘K-Camp’는 위와 같은 체계적인 보육·컨설팅을 통해 초기 창업기업들이 장차 제도권의 자본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육성한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K-Camp’는 지난 10월 부산·울산·경남을 대상으로 ‘K-Camp 부산’이 처음 시작됐고, 곧이어 예탁결제원 대전지원이 대전·세종·충청 창업기업들을 대상으로 ‘K-Camp 대전’ 1기 액셀러레이팅 참가기업 모집 단계에 들어갔다. 향후 대구·경북과 광주·전남·북 지역에서도 순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대전·세종·충청은 KAIST를 비롯한 수많은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입지하고 있어, 창업과 관련해 상당한 강점과 잠재역량을 갖추고 있는 지역이다. 예탁결제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말 전국 주식발행기업 총 4607개사 중 72.5%(3342사)가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2위가 대전·세종·충청 9.6%(444사), 3위가 부산·경남 7.3%(336사)의 분포를 나타낸다. 반면 정부통계에 의하면 2018년 연간 전국의 창업 10만 2042사 중 대전·세종·충청이 8.6%(8747사)로 4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분포 2위에 비춰볼 때 다소 뒤처진 감이 있다.

위와 같은 관점에서 대전·세종·충청에 대한 창업기업 지원활동을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생기업이 태동하면 초기자금 펀딩,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벤처캐피탈 투자, 코넥스·코스닥·유가증권 상장시장의 순서로 성장하게 되는데, 크라우드펀딩 단계부터 제도화된 모든 시장에서는 예탁결제원을 통해서 기업이 발행한 주식, 채권, 수익증권, 파생증권 등 모든 유가증권의 유통이 가능해진다.

한국 자본시장의 눈부신 성장과정에 예탁결제원이 함께 했고, 그 바탕에는 경제의 풀뿌리인 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지속성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유망한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해 궁극적으로는 자본시장에 유입되는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예탁결제원은 ‘창업기업 지원 사업’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대표과제로 선정해 본격적으로 창업기업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예탁결제원과 같이 자본시장에서 성과를 낸 주체들이 자본시장으로부터 얻은 수익의 일부를 쪼개 초기 창업기업에 과감히 지원함으로써 창업 생태계가 자본시장으로 선순환 되도록 하는 ‘자본시장형 사회적 가치 실현 모델’이 적극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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