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기업 홍보·판촉용
다이어리·달력 주문 감소
인쇄업계 “연말특수 옛말”
소비자 직접구매 증가세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옛날에는 은행 가면 말 안 해도 달력을 주고 그랬는데 요새는 없어서 직접 구입합니다.”

판촉 및 홍보의 목적으로 달력과 다이어리를 무료로 나눠주는 기업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문구용품을 직접 사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실제 대전 서구의 한 대형서점 문구 판매점의 '2020년 달력 및 다이어리' 판매대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특히 탁상달력의 수요가 눈에 띄게 늘며 인기 브랜드에서 나온 상품은 소량 재입고되거나 이미 동나서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구판매점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매장마다 기타 문구용품 판매율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며 “한동안 구매율이 높지 않았던 연말·연초 달력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년의 일정을 개인의 기호에 맞춰 기록할 수 있는 다이어리 구매도 상황은 마찬가지.

지난 10월 말부터 스타벅스는 그 해가 끝날 때까지 음료 1잔당 쿠폰 1개를 발행해 총 17개의 'e-프리퀀시 쿠폰'을 모은 고객에게 플래너를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다이어리 출시 이후 ‘한정판 판매’에 따른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스벅 다이어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마다 카테고리에 '스타벅스 다이어리 한정판 판매'라는 게시글이 1분 단위로 올라오며 이를 실감케하고 있다. 심지어 최소 3만원에서 최대 8만원까지 웃돈을 얹어 쿠폰과 제품을 재판매하는 사태도 즐비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달력과 다이어리 주문량은 크게 줄고, 직접 사는 사람들은 많아지면서 인쇄업계의 연말 특수는 ‘옛말’이 됐다.

연말·연초 기간을 맞아 달력과 다이어리의 인쇄물량 증가로 호황을 맞이해야 할 지역 인쇄업계도 ‘특수 실종’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대전 중구 A인쇄업체의 경우 올해 달력 주문량은 이날 기준 3000부로 지난해 같은 시기인 5000부보다 약 40% 감소했다.

지역 인쇄업체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 적자로 주요 고객이었던 관공서, 은행, 기업 등 업체에서 달력과 다이어리 생산을 자제해 예년보다 그 수가 확연하게 줄었다”며 “대전지역만 하더라도 종이 달력 주문량은 지난해 50만 여부에서 올해 20만 여부로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이 값도 매년 많게는 5%씩 올라가면서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해를 거듭하면서 주문량은 꾸준히 줄고 있어 매출 타격도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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