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스 통해 연탄 2만장 보관증 보내와

최근 충북 제천시청 사회복지과에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연탄 보관증을 팩스로 보내겠다”는 연탄 판매업체의 전화였다.

통화가 끝나자마자 사회복지과 팩스로 종이 문서 한 장이 도착했는데 보관증으로 보이는 문서에는 연탄 2만장(1500만원 상당)을 기탁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제천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조용하고 따뜻한 선행을 베풀었다.

제천시의 얼굴없는 천사가 시청으로 보낸 약 1500만원 상당의 연탄 보관증. 사진=제천시 제공
제천시의 얼굴없는 천사가 시청으로 보낸 약 1500만원 상당의 연탄 보관증. 사진=제천시 제공

매년 연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연탄 2만장을 보내오는 이름 없는 독지가의 선행은 벌써 17년 째 계속되고 있다.

시청 담당자는 팩스를 보내온 연탄 판매업체 등을 통해 기탁자를 수소문해 봤지만 그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판매업체도 “제천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의 말만 전하고 사라졌다고 전했다.

해마다 제천시에는 연말이 되면 얼굴과 이름을 알리지 않고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인정을 나누는 아름다운 선행이 이어진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궁금함을 넘어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얼굴 없는 천사인 기탁자에게 매년 깊이 감사를 드린다”면서 “기부해준 연탄은 난방취약계층에게 잘 전달해 어려운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나는데 큰 힘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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