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선 효문화신문 명예기자·대전 대자연마을경로당 회장

와~ 겨울입니다.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고 귀가 시린 추위가 우리를 정신 차리게 하는 계절입니다. 옛날엔 일 년 사계절 중 봄, 여름, 가을에 열심히 일하고 겨울은 쉬는 계절이었습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재미있고 구수한 이야기가 방안 가득히 수를 놓아 겨울은 눈 덮인 이야기 나라가 됩니다.

예전부터 우리나리는 12월·1월·2월, 3개월을 겨울철이라고 해서 아주 추운 계절로 여겨 왔습니다. 영하 5~6℃는 보통이고 아주 추울 때는 영하 10~15℃가 넘어 문고리를 잡으면 손이 쩍쩍 붙곤 했고, 대접에 물을 담아 방 윗목에 놓으면 꽁꽁 어는 방에서 살았습니다. 무명천으로 솜을 덮어서 이불을 만들어 식구들이 한 체의 이불에 부체 꼴 모양으로 누워 잤습니다. 그런 겨울이라도 가정 온 식구가 한데 어울러 잔다는데 불만은커녕 따뜻한 감정을 가졌습니다.

사랑방에는 가마니틀이 있어 볏짚으로 곡식을 담는 가마니를 짜서 파는 부업도 했습니다. 입심 좋은 할아버지의 구수한 옛날이야기에 웃고 울고 무서워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그냥 잠이 들곤 했습니다. 옛날이야기는 주로 권선징악(勸善懲惡)으로 언제나 처음에는 고생하고 나중에 잘 살게 되는 일과, 착한 일을 권장하고 악한 일을 징계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지난 날 농촌에서의 겨울은 낭만적인 계절이었습니다.

남의 집에 몰래 가서 닭 잡아와 닭 복금을 해먹기, 구덩이에 묻어 놓은 무를 꺼내 먹기, 밤 삶아 먹기, 동치미 찾아 먹기 등 다양한 먹거리를 찾아다 먹고 밤이 깊도록 지냈습니다. 그래도 그것이 도둑으로 몰리거나 시빗거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더러는 옛날이야기가 담긴 장화홍련전, 춘향전, 유충열전 등 옛날 소설책을 구수하게 읽어 주며 밤을 지세우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이 우리가 어렸을 때 겪어온 겨울철 농촌의 정겹고 낭만적인 풍경이었습니다.

겨울철 3개월을 어떻게 지낼까? 다른 계절과 같은 기간이지만 겨울철 3개월은 매우 길게 느껴지는 기간입니다. 이 기간을 무료하게 지내면 너무 억울합니다. 특히 우리시니어들에게는 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 기간을 유용하게 지내는 방법을 생각해 내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 되도록 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겨울철을 유용하게 지내려면 먼저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계획은 각자의 입장이 다르기에 자기 형편에 맞는 계획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책을 읽는 일은 참으로 유익합니다. 자기만의 공간에서 독서삼매경에 취하면 겨울밤은 짧기만 합니다.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독서하는 것이 최상입니다. 이같이 긴 겨울도 재미있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 시니어들이 이 추운 겨울을 멋지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라가 매우 소란스럽습니다. 정치적으로 외교적으로 소란스러운 나라를 위해 또한 나라의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격려함으로 지도자들이 바른 길로 가도록 해야 우리가 편안히 살 수 있습니다. 우리 노년들 신나는 겨울을 맞이하고 즐기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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