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킥으로 결승골·코너킥으로 추가골 기점 역할…부진 씻고 맹활약

▲ (부산=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1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안컵 한국과 홍콩의 경기. 선제골을 넣은 황인범이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19.12.11 hwayoung7@yna.co.kr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부진한 모습으로 비판의 중심에 섰던 미드필더 황인범(23·밴쿠버)이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마음고생을 날렸다.

황인범은 11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홍콩과의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1차전에서 0-0으로 맞서던 전반 추가 시간에 이날 경기의 첫 골을 터뜨렸다.

이정협(부산)이 페널티 아크 안에서 얻어낸 프리킥 키커로 나선 황인범의 오른발 킥이 포물선을 그린 뒤 골대를 맞고 들어갔다.

황인범의 정확한 킥에 홍콩 수비진과 골키퍼 모두 거의 움직이지 못한 채 공이 골대 안으로 향하는 걸 지켜봐야 했다.

이날 21번째 A매치에 나선 황인범은 지난해 10월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이후 1년 2개월 만에 대표팀에서 골 맛을 봤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기여한 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한 성인 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된 그는 '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렸다. 벤투 감독은 매 소집에 그의 이름을 포함했다.

하지만 최근 대표팀은 그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존재가 됐다. 경기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기량으로 팬들의 쓴소리를 듣는 일이 잦았다. 부담감은 또 다른 부진과 실수를 불렀다. 포지션 경쟁자들의 가세로 대표팀 내 입지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도 벤투 감독의 믿음은 굳건했다. 어김없이 그를 호출했고, 첫 경기 선발로 기용했다. 황인범은 벤투호의 '골 가뭄'을 해소하는 골을 프리킥으로 만들어내며 보답했다.

10월 스리랑카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 8-0 대승 이후 북한, 레바논, 브라질을 상대로 무득점에 시달리던 대표팀은 이날도 밀집 수비로 나선 홍콩을 상대로도 전반 내내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결승 골로 답답함을 씻어준 황인범은 후반 37분 예리한 프리킥으로 나상호(FC도쿄)가 터뜨린 헤딩 추가 골의 기점 역할도 하며 2-0 승리의 선봉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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