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의 한 음식점에서 그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은 우리사회의 인명경시 풍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50대 남성이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40대 음식점 주인이 현장에서 숨지고, 그의 남편과 아들은 중상을 입었다. 가해자는 음식점에 들어가 피해자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흉기로 공격한 뒤 달아났다고 한다. 무슨 원한이 있기에 일가족을 대상으로 끔찍한 범행을 벌였는지 모르겠다. 범행 직후 도주한 가해자는 사건발생 5시간 만에 경찰서로 자진 출석해 범행을 시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가해자와 숨진 음식점 주인은 동업을 하는 등 평소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한다. 경찰은 이들이 일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분란이 있었던 게 아닌지 추측하고 있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일가족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이 벌어졌다. 지위고하를 떠나 사람 목숨보다 더 소중한 건 없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단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졸지에 잃고 말았다. 유가족들의 심정이야 오죽하겠는가.

끔찍한 살인사건이 잊을 만하면 터지고 있다. 단돈 몇 푼에 사람을 죽이거나, 심지어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부모가 영아를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은 참담하기까지 하다. 1인 여성가구가 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새로운 범죄 유형도 늘어나고 있다. 최고의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이 이토록 무참히 짓밟혀서야 되겠는가. 누구든 언제든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에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이다.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태, 이기주의가 인명경시풍조를 부추기고 있지 않나 싶다. 경제발전 속도에 비춰 인성교육은 뒤처진다는 지적이다. 사회공동체와 가정, 학교 등에서 도덕재무장운동이라도 펼쳐야겠다. 강력범죄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까닭이다. 국민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단호히 대처함으로서 범죄 예방효과를 거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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