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진 청주시 상당구 건설과 관리팀장

건설과는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민원업무를 다루고 있다. 길목이 어두우니 가로등을 설치해 달라고 해 가로등을 설치해 줬더니 농작물에 피해가 있으니 농번기에는 끄고 필요할 때 다시 켜 달라는 작은 민원부터 개인주택을 짓기 위해 개발행위허가를 받았으나 남의 토지를 침범하거나 피해를 주게 됐는데 당사자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불법행위에 대해 서로 고발해 행정적으로 제재를 원하는 민원 등을 해결한다.

또 도로 관련 민원에는 소규모 파손으로 인한 통행 불편부터 반사경, 시선 유도봉, 과속 방지턱 등 시설 관련 민원과 도로변 풀베기, 잡목 제거 요청 등 다양한 민원을 처리한다.

실례로 상당구 건설과에서는 올여름 7월 수동에서 우기가 지나면서 약해진 지반으로 인해 사유지 내 고목이 도로로 전도 위험이 있다는 민원을 접하고 지체 없이 제거해 불안 요인을 제거한 바 있으며, 8월에는 대형 고사목 전도 위험 민원을 접하고 현장답사 결과 주성초등학교 앞 2차선 도로변의 대형 고사목으로 도로변임에도 사유지로 돼 있어 관리 주체가 모호한 실정이나 지체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즉시 제거한 사례가 있다.

사실 도로의 종류에 따라서 관리 주체가 다르며 사무분장을 해 처리하는 부서가 나뉘어 있으나 간혹 관리 주체가 모호한 경우는 어느 부서에서도 선뜻 나서서 처리하기 꺼리는 경우가 있을 때가 있다. 이때 민원인은 즉시 처리해 주길 원한다.

그러나 현장에 답이 있다는 진리대로 현장 상황을 보면 차일피일 미룰 상황이 아님을 공무원들은 직감하게 되고 바로 행정 처리를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대성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던 '대성동 향교 옆 도로 개설' 공사를 위해 주민 대다수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 2017년 실시설계를 하고 지난해부터 보상 협의 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대부분의 토지 소유자와는 보상 협의가 완료돼 공사 진행에 문제가 없었으나 도로 개설로 인해 주택을 철거해야 하는 1명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공사가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철거해야 하는 주택은 무허가 건축물로, 몇 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 혼자 거주하고 있었다. 통행에 불편하니 도로를 하루빨리 개설하라고 재촉하는 인근 주민들의 요구가 있어 할머니와의 협의를 위해 전화하고 방문해도 일부러 피했으며 겨우 통화돼 약속했음에도 만나 주지 않은 것이 수차례였다. 자녀에게 연락해도 보상 협의에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 보상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토지수용위원회에 상정해 강제 수용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할머니의 의견을 최대한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설득한 끝에 할머니가 마음을 돌려 필요한 서류가 뭐냐고 물었을 때 반드시 진심은 통한다는 벅차오르는 감격을 느꼈다.

공무원은 법률을 집행하고 나랏일을 실행하는 행정업무를 처리하면서 다수 의견이든 소수 의견이든 하나하나 귀 기울여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해결 안 될 일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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