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지난 주 수원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MICE 어워즈 및 컨퍼런스 행사 참가 후, 이번 주에는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내 MICE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국제 MICE 비전 포럼 행사를 주최했다. 이러한 일련의 국내·외 MICE 관련 행사들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점은 MICE 산업이 전시컨벤션 인프라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갈수록 경쟁이 심화된다는 사실이다. 국내만 봐도 최근 몇 년 사이에 국내 MICE 산업은 각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전시컨벤션센터를 신규 건립하거나 계속 확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대전이 2022년초 국제전시컨벤션센터 개관을 앞둔 가운데 지난 3월 개관한 수원컨벤션센터에 이어 2021년초에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가 신규개관할 예정이며 천안이나 청주, 춘천 등도 2023년경 신규건립을 추진중에 있다. 대구와 광주는 전시컨벤션센터를 2번째 확장해 2021년경 개관한다고 한다. 국내 최대규모인 10만㎡의 전시장 면적을 자랑하는 일산 킨텍스도 추가로 7만㎡ 규모로 확장계획 중이고, 동남권 지역을 대표하는 부산 벡스코도 확장계획중이다.

특히 서울은 코엑스에서 잠실운동장 지역까지를 일명 서울 MICE 밸리로 조성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을 추진하면서, 현대자동차 그룹이 옛 한전부지에 3조 7000억원을 투입해 2023년에 국내 최고층인 115층 건물 및 전시장까지 건립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조성예정이고, 잠실 부지에는 서울시가 2025년까지 2조 5000억원을 투자해 제2의 코엑스 조성을 추진중이다.

한마디로 국내 MICE산업은 레드오션이 돼 가는 느낌이다. 더군다나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컨벤션센터가 꾸준히 건립되거나 확장되고 있어 지방의 MICE산업은 레드오션을 넘어 딥 레드 오션이 돼 가는 상황인 것 같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볼 때 대전만의 블루오션을 잘 찾아 집중하는 전략추진이 매우 시급하다.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경영학자인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김위찬 교수는 동료교수와 함께 블루오션 전략을 주장해 세계적인 반향과 유행을 일으킨 바 있다. 최근에는 레드오션 시장에서 차별화를 통해 블루오션 시장 창출에 성공하는 블루오션 시프트를 제시했다. 블루오션은 영원할 수 없지만 블루오션 시프트는 영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전이 전시컨벤션센터의 규모면에서 서울 등 수도권과 경쟁은 어렵고, 다른 지자체와 경쟁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럴수록 대전은 전시컨벤션센터의 수준이나 질, 내용등의 면에서 강점을 찾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MICE 행사에서는 외국에 있는 강사를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보여주며 실제 참가해 강연하는 것처럼 진행하는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대전도 앞으로 대전예술의전당, 이응노미술관 등이 자리하고 있는 문화예술단지와 현재 건설중인 사이언스콤플렉스가 갖고 있는 대전만의 특성을 잘 접목하고,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소재한 과학도시이자 4차 산업혁명 선도도시로서 VR, IoT 등 첨단 기술들을 활용한 국내 최고의 스마트 MICE 산업을 육성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달 대전시는 세계 140여개국 1000개 이상의 지방정부 정상들이 참석하는 UCLG(세계지방정부연합총회) 유치에 성공해, 1993년 대전엑스포 이래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를 2022년 새로 준공되는 대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대전엑스포가 당시 최첨단 기술의 전시장이었던 것처럼, 2022년 대전에서의 UCLG 행사가 국제적인 최고 수준의 최첨단 기술을 갖춘 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면, 이를 계기로 대전의 MICE 산업은 독자적인 블루오션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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