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계수조정 결과 주목
예결위 성과 의구심 표출
“기투입 예산·연속성 고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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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충북도의 역점 사업인 세계무예마스터십이 3회 대회 개최지 여부가 판가름 날 때까지는 일단 존속될 전망이다. 충북도의회 예산심사에서 전액 삭감된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지원예산 중 최소한 '인건비'는 부활할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건비·플러스알파'를 점치는 전망도 나온다.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는 10일 오전 충북도 집행부를 대상으로 2020년도 WMC 지원예산 15억 1000만원 등을 놓고 심사를 진행했다. 지원예산 15억 1000만원을 포함한 충북도 예산안의 증액 또는 삭감 여부는 11일 오후 예결위 계수조정을 거쳐 확정된다.

앞서 도의회 행정문화위는 지원예산을 전액 삭감했다.이날 첫 질의자로 나선 서동학 의원(더불어민주당·충주2)은 "2회 대회까지 치렀는데 성과물이 부족하다는 평도 나오는 등 계속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 대안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고근석 충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세계무예마스터십(1, 2회)에 26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상태에서 WMC가 없어지면 그동안 쌓아온 무예인프라와 인적 네트워크가 단절된다"며 예산부활을 호소했다.

WMC는 지난 2016년 8월 국제스포츠 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그동안 국제기구로 도약을 위한 기반 구축과 국외유치전 등을 벌여왔다. 특히 GAISF(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가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공식 후원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박성원 의원(민주당·제천1)과 이상정 의원(민주당·음성1) 역시 세계무예마스터십의 성과에 대해 나란히 '의구심'을 표명했다. 예결위원들은 2020년도 지원예산 가운데 국비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2019년도와 예산 구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2019년 WMC 예산은 총 11억 9000여만원으로 도비 7억 6000여만원 에다가 국비 4억 3000여만원이 지원된 바 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WMC 사업비로 2~3억원의 국비 반영이 확정적"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계수조정을 거쳐 WMC를 유지할 수 있는 인건비 4억 4500만원은 결국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도청과 도의회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장선배 도의장(민주당·청주2)은 이날 충청투데이와 통화에서 "행문위 의결은 WMC와 ICM(유네스코 산하 국제무예센터)을 통합해 운영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느냐는 제안이었지 세계무예마스터십을 폐지하자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전히 (지원예산을) 깎아 놓으면 세계무예마스터십의 연속성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효과 등은 단절된다"며 "예결위에서 사업의 연속성, 앞으로의 전개 등을 모두 고려해 심사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무예마스터십 차기 개최지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WMC의 운영 중단은 다소 이르지 않느냐는 얘기로 풀이된다.

예결위원인 연철흠 의원(민주당·청주9)은 "WMC가 2016년부터 지금껏 일을 해온 만큼 인건비·운영비 등은 살려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예결위 내 전반적인 기류냐'고 묻자 연 의원은 "분위기상 전액 삭감은…. 인건비 등은 되살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충북도 일각에서는 ICM과 WMC의 설립 성격이 판이하기 때문에 기능 통합은 불가하다며 지원예산을 통해 WMC를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타낸다. ICM은 전통무예보존을, WMC는 경기주관을 위해 각각 설립됐기 때문에 통합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는 것이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3회 대회가 불발에 그칠 경우 할 말이 없지만 아직 해외 개최지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9월 열릴 예정인 세계무예마스터십 정기총회에서 3회 대회 개최지가 결정된다.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투르크네니스탄 등이 개최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WMC 내년도 지원예산은 사업비 8억 6500만원(WMC총회, 국제학술대회, 무예강연, 한국무예 세계화 방안 모색)과 인건비 4억 4500만원, 운영비 1억 9900여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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