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구입 등 총 40억 소요
1년간 5회 미만 임대 10.5%
사전 수요 조사 부족 등 원인

[충청투데이 박병훈 기자] 옥천군농업기술센터가 농촌의 일손을 돕고 농기계 매입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한 농기계임대사업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도 창고에 사용하지 않는 농기계가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농업기술센터 임대현황을 분석한 결과 3개분소 총 520대의 농기계 중 1년간 10회 미만으로 임대된 농기계는 77대로 전체비중 14.8%를 차지했고 5회 미만은 55대로 10.5%를 기록했다. 이처럼 임대실적이 저조한 이유로는 구매당시 정확한 사전수요조사가 벌여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각 지역의 특산품과 작물조사, 농업현황을 분석해 불필요한 농기계를 사전에 분리해서 구매해야 했지만 주먹구구식 구매가 예산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기계 임대사업소별 비치 및 임대 현황에 따른 임대실적을 보면 옥천분소는 1589회, 청산분소는 2025회, 안남분소는 1399회다. 임대 일수가 가장 많은 농기계는 트랙터 769회와 로터리 631회, 굴삭기 345회 등 순이다. 이 3종의 농기계가 전체 임대비율의 34.8%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가장 낮은 임대비율을 차지하는 농기계는 고소작업차, 심토파쇄기, 감자선별기, 다목적이식기, 휴립피복기, 심토파쇄기 등으로 이들 모두 1년 임대실적이 2회 미만이다. 이처럼 정확한 조사 없이 농기계를 구입하면서 인기종과 비 인기종의 농기계 실적은 천차만별이고 농번기 때 임대를 하지 못하는 농가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농민 A(65) 씨는 “농번기 때는 수개월 전부터 예약을 하지 않으면 기계를 사용할 수 없어 그냥 돌아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필요 없는 기계는 창고에 잔뜩 쌓여 있는데, 조사를 통해 불필요한 농기계는 줄이고 필요한 농기계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기센터는 재배작물 권역별 조사를 통계를 쉽게 사용량을 집계할 수 있음에도 불과하고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벼 재배 면적을 보면 옥천읍 170㏊, 동이면 160㏊, 이원면 180㏊, 군서면 100㏊, 군북면 45㏊을 합해도 청산·청성면 560㏊, 320㏊ 지역보다 작지만 트랙터 등 관련 농기계 보유량은 옥천본소 8대가 청산분소 6대보다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2007년부터 농기계입대사업을 위해 총 520여대의 농기계를 구입했고 사용된 예산만 25억원에 가깝다. 부지매입비와 창고건립비까지 합치면 40억원이 넘는다.

농기센터 관계자는 “정확한 조사를 통해 농민들이 피해 없이 농기계 임대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옥천=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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