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속사연] 공전(空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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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속사연] 공전(空前)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12월 10일 17시 5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2월 11일 수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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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YTN 충청본부장

공전. '비교할 만한 것이 이전에는 없다'는 뜻이다. 명사 단독으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뒷말을 수식하는 용도로 쓰인다. 영어로는 'unprecedented’다. “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날 행사는 공전의 대성황을 이뤘다." 한자어로 '空前'이다. 글자대로 풀이하면 '앞이 비어 있다'는 뜻이다. 앞이 비었으니 무엇을 해도, 누가 나서도 모두 최초라는 얘기다. 공전과 유사한 말아 몇 개 있다. 모두 어려운 한자이고 유래가 있다.

파천황(破天荒). '천지가 아직 열리지 않은 혼돈한 상태를 깨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뜻이다. 당(唐)나라 형주(荊州)의 관리들과 명망 있는 집안에서 해마다 거인(擧人·과거시험 응시자)을 선발해서 중앙의 시험에 보냈지만 모두 낙방했다. 사람들은 이 지역을 천황(天荒)이라 했고, 선발되어 나간 사람을 천황해(天荒解)라고 불렀다.

유태라는 선비가 처음으로 형주의 해(解·지방 시험인 향시(鄕試)에 합격하여 중앙의 회시(會試)에 응시할 자격을 갖춘 거인(擧人)로서 급제하자 천황을 깬 사람이 나왔다 해서 파천황(破天荒)이라고 불렀다. 전대미문(前代未聞)도 공전의 유의어다. '지난 시대에는 들어 본 적이 없다'는 뜻으로, 매우 놀라거나 새로운 일을 이르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파벽(破僻) 역시 공전과 같은 말이다. '아주 드문 성(僻姓:벽성)이나 무반향(無班鄕: 문벌 높은 사람이 없는 시골)에서 훌륭한 인재가 태어나 본래의 미천한 상태를 면하게 된다는 뜻이다.

미증유(未曾有)란 말도 있다. '일찍이 있지 않았던 일'이라는 뜻으로, 처음 벌어진 일이라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놀라운 사건이나 일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는 고사성어다. 미상유(未嘗有)라고도 한다. 미증유는 불경, 능엄경에서 유래됐다. ‘부처의 설법을 듣기 위해 모인 승려들이 일찍이 듣고 느끼지 않았던 법을 얻었다(得未曾有)’에서 나온 말이다. 부처의 공덕을 찬탄하거나 불가사의한 일을 말할 떼 사용된다. ‘공전의 참사’나 ‘미증유의 참사’는 같은 말이다. ‘이전에는 그와 비슷한 일이 없다. 전례가 없다’는 광고(曠古)라는 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