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배 불려준 '천안 학생 영어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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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학 배 불려준 '천안 학생 영어캠프'
  • 이재범 기자
  • 승인 2019년 12월 08일 16시 33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2월 09일 월요일
  •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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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A대학 1억 3000여만 원씩 투입
초·중생 250명 여름 영어캠프 운영
시의회 “운동장 등 사용료 과다책정”
대학 인건비도 8000여만 원 지출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시가 지역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 대학에 위탁·운영하는 영어 캠프가 대학 돈벌이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10일까지 2주간 지역 내 초·중학생 250명을 대상으로 하는 여름 영어 캠프가 진행됐다.

캠프는 학생들이 합숙하며 원어민 강사와 함께 영어 수업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영어 캠프는 지역 소재 A대학이 천안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했다. 캠프에 들어가는 비용은 천안시와 A대학이 각각 1억 3000여만 원씩, 총 2억 6000여만 원을 투입했다. 저소득가구 학생을 제외한 참가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20여만 원의 자부담을 냈다.

그런데 A대학이 투입했다는 비용 1억 3000여만 원은 모두 강의실과 생활관 사용료 등 대학의 현물 대응 투자로 이뤄졌다.

천안시의회 복지문화위원회 권오중 의원에 따르면 대학이 지출한 명세에는 참가자들이 2주간 사용한 강의실(3600만 원)과 생활관 사용료(6780여만 원)를 제외하더라도 빔프로젝터 560만 원, 전자 교탁 200만 원 등의 사용료가 책정됐다.

이밖에 무선마이크 224만 원, 농구장 사용료 192만 원, 운동장 사용료 240만 원 등도 포함됐다.

권 의원은 무선마이크와 운동장 등의 사용료가 과도하게 책정된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 천안예술의전당에서 책정한 무선마이크 사용료는 1만 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입비용에 끼워 맞추기 위해 수백 배에 달하는 사용료를 책정했다는 지적이다.

권 의원은 또 “과도한 사용료에 이어 영어 캠프 기간 8000여만 원이 대학의 인건비로 지출됐다”며 “결국 천안지역 학생을 위한 영어 캠프가 아닌 대학 교직원을 위한 캠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앞으로 불합리한 점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대학 관계자는 “냉난방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현물 대응 투자 금액을 넘어선다”면서 “영어 캠프 운영부서와 부서장이 최근 교체됐다. 일부 과도하게 책정된 부분은 새로운 부서장을 중심으로 바로 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안시는 2005년부터 A대학과 영어캠프를 진행했는데 내년부터는 공고를 거쳐 위탁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