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늘면서 최근 수면관련 산업 이른바 ‘슬리포노믹스’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슬리포노믹스는 잠(Sleep)과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시장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수면부족국가로 알려져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하루 수면 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평균(8시간 22분)보다 41분 부족한 수치를 기록해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수면 시간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도 문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 결과를 보면 2014년 42만 명이었던 수면장애 환자 수는 5년 만에 37% 증가해 지난해에만 57만 명이 병원을 찾았다.

양질의 수면을 갈구하는 소비자들은 꿀잠을 위해 ‘숙면상품’에 지갑을 선뜻 열고 있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디럽' 제품들. 사진=연합뉴스
최근 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디럽' 제품들. 사진=연합뉴스

수면에 가장 기본적인 베개, 매트리스 등 침구류도 숙면을 돕는 기능성 제품은 값비싼 가격임에도 불티나게 팔린다.

인체공학적 설계로 어깨·목·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바디럽의 ‘마약베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꿀잠템’으로 인기를 끌었다.

출시 21개월 만에 마약베개 120만개 이상이 판매됐을 정도다.

이후 바디럽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마약매트리스, 마약이불, 마약바디필로우를 연이어 내놨다.

밤샘시험공부, 야근 등을 위해 마시던 핫식스, 레드불과 같은 에너지 드링크와는 반대로 숙면을 돕는 ‘릴렉스 음료’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쥬맥스가 수입·유통하는 릴렉스 음료 ‘슬로우카우’는 피로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타깃으로 한 패션후르츠 맛의 탄산음료다.

시계꽃 추출물, 발레리안 뿌리 추출물, L-테아닌 성분을 함유해 심신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유도한다.

카페인이 포함돼있지 않고 열량이 0kcal로 잠들기 전 마시기에 부담이 없다.

CGV에서 선보인 시에스타 서비스시에스타(Siesta). 사진=연합뉴스
CGV에서 선보인 시에스타 서비스. 사진=연합뉴스

공간을 대여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수면공간서비스사업도 활기를 띄고 있다.

멀티플렉스 CGV는 시에스타(Siesta)서비스를 선보였다.

1만원에 비행기 비즈니스석과 같은 리클라이너 좌석이 비치된 프리미엄관에서 월요일부터 목요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최대 90분 동안 낮잠을 즐길 수 있다.

어두운 조명, 잔잔한 음악, 따뜻한 차와 음료, 담요, 슬리퍼 등 수면을 취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이 서비스는 2016년에 시작해 잠시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고객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2017년 3월부터 재개했고 시행 초기 대비 이용률은 65%나 증가했다.

2015년 홍익대 인근에서 ‘수면카페’라는 컨셉을 내걸고 문을 연 미스터힐링은 4년 만에 전국에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둘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투리 시간에 피로를 풀 수 있다는 점이 직장인과 대학생들에게 매력요소로 작용했다.

숙면에 도움을 주는 앱이나 기기를 이용하는 것도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수면상태를 측정해 기록하는 IoT 숙면알리미를 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수면상태를 측정해 기록하는 IoT 숙면알리미를 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첨단기술을 접목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슬립테크(Sleeptech)’ 제품은 미래성장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IoT숙면알리미와 IoT숙면등을 출시했다.

IoT숙면알리미는 이용자가 상반신 아래 깔고 자는 무선 밴드 형태로 밴드에 내장된 센서가 이용자의 호흡, 맥박, 뒤척임 수 등을 측정해 기록한다.

최근에는 수면상태에 따라 에어컨 운행을 자동 조절해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IoT숙면등은 조명과 스피커 기능이 결합된 상품이다. 일출·일몰과 비슷한 조명효과와 심신안정을 유도하는 음원을 제공해 사용자의 숙면을 돕는다.

한편 2012년 5000억 원이던 국내 슬리포노믹스 시장규모는 최근 2조 원을 넘어섰고 올해 3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