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예산회계시스템 재구축하는
‘디브레인 TF’ 서울 입지 고려중
개발자 편의 명분… 균형발전 외면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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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기획재정부가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에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노후화된 기재부의 예산회계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올해 최대 공공 IT 프로젝트인 ‘디브레인 TF 사업부’의 입지를 정부세종청사가 위치한 세종시가 아닌, 서울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디브레인 사업자로 삼성SDS가 선정된 점을 감안할 때, 세종시 대기업 진출을 가로막는 행정조치로 비춰져 정부를 향한 불신이 거세질 전망이다.

4일 기재부에 따르면 ‘디브레인’은 2022년 3월까지 기재부 차세대 예산회계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119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최근 입찰 결과 삼성SDS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문제는 디브레인 TF 사업부 입지다. 사업부에는 삼성SDS 개발자 등 300~400명이 근무할 것으로 관측돼, 대기업 계열사 수준의 파급효과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기재부의 예산시스템을 구축하는 기관을 세종시가 아닌 서울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논란의 대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디브레인 TF 사업부를 서울쪽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개발자들이 서울에 있으니 숙소 등을 고려해 서울에 위치하는 것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TF 사업부가 서울에 설치되면 기재부 직원들이 서울로 출장을 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사업부를 세종에 설치하는 것은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재부의 논리는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에 역행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부처간 협업을 중요시해 대부분 주무부처가 세종으로 이전하는 시점에서, 모든 정부부처가 관계된 차세대 예산회계시스템 구축사업이야 말로 예산의 수요처에 해당하는 부처들과의 효율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면서 “중앙부처가 위치한 세종시에 유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디브레인 TF 사업부가 세종에 들어설 경우 세종시의 고질병인 오피스빌딩 공실률 해소, 상권 활성화에도 일조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기재부의 디브레인 TF 사업부 입지선정은 향후 예정된 정부의 IT 인프라 입지 선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0년에 계획된 보건복지부의 3000억 원 규모 차세대 사회보장 정보시스템 구축, 우체국의 2000억 원 규모 차세대 금융 구축사업에도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정무적 능력도 요구되고 있다. 국가적 스마트도시의 길을 걷고 있는 세종시에 공공 IT 프로젝트의 관련 사업부 유치는 필수적 요소다. 세종시는 네이버데이터센터 유치 등 민간 IT 기업 진출도 잇따르고 있어, 공공 부문까지 합세할 경우 도시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종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기재부가 본인들의 예산시스템을 관리할 사업부를 세종이 아닌 서울에 두고 출장을 다니겠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며, 대기업 개발자의 편의가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는 세종시의 미래보다 중요하냐”며 “지금이라도 세종시 입지로 계획을 바꿔 도시 자족기능 확충 및 중앙부처의 업무 효율성 향상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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