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공공 IT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로 꼽히는 '디브레인 TF 사업부'의 입지를 정부세종청사가 들어선 세종이 아닌 서울에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정부 스스로 세종시 자족성 확충에 역행하는 처사다. 디브레인(dBrain)이란 오는 2022년까지 1200억원을 투입해 구축하는 차세대 디지털 국가 예산·회계 시스템을 지칭한다. 48개 기관, 82개 시스템과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한 만큼 구축과정으로부터 운영·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유·무형의 파급효과가 실로 막대하다.

기재부가 해당 사업부 입지로 서울을 검토하는 배경이 석연찮다. 사업의 민간 파트너는 삼성SDS로 지난달 2차 입찰 심사결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본 계약 체결과정에서 구체적인 이행조건을 상호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마당에 '디브레인 TF 사업부'가 주무부처 소재지를 외면하고 외지에 들어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

이번에 채택한 사업 추진 방식이 향후 '전자정부 시장' 모델로 정착할 개연성이 커진다. 내년에 보건복지부의 3000억 원 규모 차세대 사회보장 정보시스템 구축, 우체국의 2000억 원 규모 차세대 금융 구축사업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칫 비정상적인 '선례(先例)’를 만들 수 있다. 사업부를 세종시에 유치한다면 삼성SDS 개발자를 포함 대략 300~400명 이상의 대기업 이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오피스빌딩 및 상가 공실률로 시달리는 세종시로선 절호의 기회다.

행정수도 기능과 연계된 국가 예산·회계 시스템의 효율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부처간 협업을 위해선 각 부처들과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다. 2007년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첫 도입 이래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온 게 사실이다. 차세대 시스템이 구축되면 축적된 제정통계를 다각적으로 분석 활용하는 시대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때마침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를 조성하고 있는 세종시에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 등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디브레인'이 여기에 가세한다면 금상첨화다. 세종시가 나서서 물꼬를 트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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