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정 충주 평생학습 SNS기자단

얼마 전 신문기사를 읽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한 부부모임에서 전업주부를 두고 "아스팔트에 붙은 껌 딱지처럼 신랑 등골 빼먹는 거머리"라는 험한 말이 나온 탓에 이혼소송까지 가게 됐다는 이야기였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사와 양육을 전담한다는 것이 사회의 인정을 받기가 무척 어렵다는 사실이 서글픈 한편으로, 거기에 모든 것을 쏟아서는 온전한 행복을 찾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에게 있어 나의 가치를 찾기 위한 평생학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나 또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과 함께 충주로 내려와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을 때 설렘보다는 걱정이 컸고, 그 걱정대로 출산과 육아를 거치면서 사회생활 단절과 자존감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괴로워한 적도 있다.

자녀와 함께하는 행복이 없었다면 어느 순간 무너져 내렸을지도 모를 시간이었다. 그때 내게 탈출구이자 새로운 삶의 목표를 세워준 것이 충주 평생학습관의 미술심리강의를 알게 된 일이었다.

처음 충주 평생학습관 강의에 대해 알고 난 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혼자 평생학습관을 찾아가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용기를 냈던 내 자신을 몇 번이고 칭찬해주고 싶다. 강의를 들으면서 스스로가 잊고 있던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미술심리강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만을 목표로 하는 공부만을 기억하고 있는 나에게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고 높은 성적이 아닌 스스로의 깨우침과 발전을 유도하는 교육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자신의 진정한 바람도 모른 채 더 높고 더 많이 더 뛰어난 것만을 추구해 오던 대한민국과 우리 세대를 대상으로, 성인이 된 후에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찾아가게 만드는 평생학습이 얼마나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인지 늦게나마 알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교육은 입시와 사회적인 성공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자존감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삶의 새로운 활력소를 찾게 해 줄 필수적인 기회다.

충주 평생학습관을 다니는 수강생들의 활기찬 얼굴을 바라보며 "그대가 내일 죽는 것처럼 살아라. 그대가 영원히 살 것처럼 배워라"라고 한 간디의 명언이 생각났다.

충주는 평생학습도시라는 간판을 내걸고 100세 시대를 맞은 시민들에게 평생학습의 장을 만들어 주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용기를 내서 그 문을 열고 진정한 교육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며 행복을 찾아가는 것은 우리 시민의 몫일 것이다.

작지만 소중한 용기를 내서 충주 평생학습관의 문을 두드려 보길 진심으로 청하며 응원한다. 사소한 계획의 시작이 나 스스로가 변화하고 나아가 가정과 지역공동체, 대한민국 전체까지 한층 행복한 사회로 발전하게 만드는 계기라 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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