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몫 없을 것” 관측
세대교체+개각기폭제론 사그라질 전망
‘대선 방향키’ 이시종 지사 역할론 주목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충북지역 인사 가운데 정치적 상황에서 밀리거나, 그렇다해도 각료 직무를 수행할 만한 '급'이 되는 인물을 찾을 수 없어 이번 개각에서도 '충북 몫'은 없을 것이란 전언이다. 이에 따라 내년 4·15 총선구도가 기존의 미완성 대진표로 진행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주에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수원무)을 차기 국무총리 후보로, 법무부장관에는 추미애 의원(서울 광진을)을 각각 지명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장관, 국방부장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등의 교체설도 나돌고 있으나 검증 문턱을 통과할 만한 '적임자'가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의 방향성 중 하나로 '총선 판짜기'가 작용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김진표 의원을 비롯해 현역의원들을 차출해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 물갈이를 자연스레 진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임 장관들의 출마를 통해 '안갯속 총선기류'를 잡겠다는 의도란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내각 충북몫'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여권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9일 "문재인 1기 내각에 사실상 충북의 가용 인재들이 다 기용된 게 아니냐"며 "여러 경로를 통해 장관 후보자 추천을 의뢰했지만 장관급 인물이 없다는 말만 되돌아 오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에는 음성이 고향인 김동연 전 아주대 총장이 경제부총리에, 도종환 의원(청주 흥덕)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각각 발탁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청주여고를 졸업한 조성욱 서울대 교수가 장관급인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됐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 초기에 충북의 모 인사가 공기업의 장(長)으로 발탁된 것도 사연이 있다"며 "사실 전직 초·재선 국회의원 가운데 발탁하려 했으나 충북에 그런 초·재선 그룹이 없어 모 인사에게 행운이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권 차원에서 충북몫 챙기기를 하고 싶어도 인물난이란 얘기다. 이어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시종 지사가 '명문고 설립'에 심혈을 쏟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각과 충북지역은 무관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총선을 둘러싼 '하마평'이 실제 대진표로 작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청주권의 민주당 현역의원들과 이번 개각을 한데 묶어 중폭 수위의 개각이 결과적으로 지역 내 세대교체론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으나 이변이 없는 한 '세대교체+개각 기폭제론'은 사그라들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청주권에 빈 공간 1곳이 발생하면 여당은 물론 야권의 다른 선거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현재로선 자연발생적 빈 공간의 여지는 없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편 일각에서 이시종 지사를 염두하고 차기 또는 차차기 '충청권총리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지사가 행정력은 물론 정치감도 겸비하고 있고, 지역적으로는 차기대선과 연결해 충청권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점이 총리론의 골자다. 이 지사는 1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고위 공직을 두루 역임했고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두 번, 충주시장 3선, 도지사 3선을 기록하는 등 8전8승 '불패'의 기록을 갖고 있다.

앞서의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에는 김진표 의원이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내 총리가 2명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차기대선 역시 충청표가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한 만큼 이런 차원에서라도 차차기에서는 충청도 출신 총리가 배출될 가능성이 적잖다"고 관측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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