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니 기븐 선데이

내일이면 2019년 12월. 올해도 이제 한 달이 남았다.

보통 12월이 되면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계획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고들 한다.

올해 이루지 못한 목표와 계획들을 떠올리면 쓸쓸한 감정이 머릿속을 채운다.

이럴 때 밝고 유쾌한 ‘달달한’ 영화들을 보며 기분전환을 시도하는 것도 좋겠지만, 이와는 다르게 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는 ‘매운맛’ 영화를 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애니 기븐 선데이 포스터. 사진=다음 캡쳐
애니 기븐 선데이 포스터. 사진=다음 캡처

오늘 살펴볼 영화는 ‘애니 기븐 선데이’이다. 미식 축구팀을 배경으로 구성원 사이의 갈등과 반목 그리고 또 그 속에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힘을 합치는 모습들이 그려진다.

영화의 주인공은 미식 축구 감독 토니 다마토. 알 파치노가 연기했다.

지난 2년간 리그 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던 팀은 현재 성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걱정인 상황. 이런 가운데 젊은 구단주는 성적을 가지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온다.

여기에 더해 선수들도 감독의 통제를 벗어나기 일쑤. 감독이 호통을 쳐봐도 이제는 선수들에게 잘 먹히지 않는다. 게다가 선수들 사이의 포지션 경쟁으로 인한 신경전도 만만치 않아서 감독을 더욱 힘들게 한다.

게다가 다마토 감독은 가족들과의 관계도 이미 망가져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그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그를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럴 때마다 알 파치노는 나이 들고 힘 빠진 중년 남성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데, 과거 그가 영화 대부 등을 통해서 보여줬던 무서우면서도 강력한 리더의 이미지와 대비되면서 그 효과가 더욱 배가된다.

우여곡절 끝에 팀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고 팀과 선수들의 운명이 걸린 게임을 앞두고 다마토 감독은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한 4분 정도의 짧은 스피치를 한다.

“한번에 1인치씩, 그 1인치를 얻기 위해 싸워야 하고, 그 1인치들이 더해지면 승리와 패배를 가른다.”로 요약되는 연설은 영화의 백미이다.

이 장면에서 알 파치노는 나이 들고 힘이 빠졌지만, 선수들을 다시 하나로 합치기 위해 자신의 힘을 끌어 모아 한마디 한마디를 토해내듯 말하며, 그들의 사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영화를 보고 있던 사람도 동조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는 장면이다. 2019년이 조금 후회가 남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면, 연말을 맞아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을 추슬러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안형준 기자 ah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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