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문화 신문>

▲ 이갑선 명예기자
▲ 이갑선 명예기자

"인생에서 가장 쓸데없는 일이 돈 모으는 것이란다. 평생 돈이나 모으면서 인생을 허비한다면 너무 슬프지 않겠니. 세상에는 돈보다 소중한 것이 무척 많은데 말이야.”

어느 어머니가 사랑하는 아들의 장래를 염려해 한 말이란다. 자녀를 사랑하는 어머니는 '돈은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는 성경말씀을 곡해한 듯하다. 디모데전서 6장10절에서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느니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의미는 돈을 최고의 목표로 추구하는 자는 믿음에서 떠나게 되고 그 결과 자신의 마음에 고통을 받아 멸망에 이르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전도서 10장19절에서는 “돈은 범사에 응용 되느니라”고 했으니 돈은 사랑하지는 않으나 거부할 수 없는 필요요건임을 의미한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버는 손쉬운 방법 찾기에 골몰한다. 땀과 노력보다는 ‘기법’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것은 과일나무를 심지 않으면서 과일을 기대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나무를 심으려면 먼저 땅부터 깊이 파야한다. 땅을 판다는 것은 돈을 저축한다는 비유라 생각할 수 있다. 삽을 쥐고 쉬지 말고 기꺼이 땀을 흘려야 땅을 깊이 팔 수 있다. 적은 돈이라도 쉬지 않고 계속 저축하면 큰돈이 된다는 이치다.

돈 모으는 것이 쓸데없는 일이라고 가르친 어머니가 좋은 직장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살아가던 아들이 중년에 실직해 자녀 학비 등 가정사에 쓸 곳은 많고, 또한 당장 시급한 일이 생겼을 때 어머니는 뭐라 말할까? 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본다. 고금을 막론하고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 "돈만 있으면 못 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 그만큼 현대사회에서는 돈의 소유에 따라 그 사람의 격(格)을 정하기도 하는 것이다.

지금은 핵가족시대로 자녀와 같이 동거하는 가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평생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나이가 들어 모은 돈을 생의 마지막까지 쥐고 사느냐, 자녀들에게 물려주느냐, 사회에 환원하느냐 등 아직은 우리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유산의 처리에 대해선 갖가지 분분한 이야기가 회자(膾炙)되고 있다. 외롭게 살고 있는 어느 노인의 이야기가 다시 한 번 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노인이 병이 들어 외롭게 누워 있지만 일이 바쁘다는 등의 이유로 찾아오는 자녀가 하나도 없자, 노인은 집 한 채를 팔아 저축한 통장을 침구 밑에 간직하고 찾아오는 자녀에게만 출금할 수 있도록 했더니 아침저녁으로 손자는 물론 며느리와 자녀들이 번갈아가며 문안을 오기 때문에 노인은 생의 마지막까지 외롭지 않았다고 한다.

"돈은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는 속담이 있다. 구두를 닦으며. 김밥장사를 하며. 갖가지 어려운 일을 하며 모은 돈을 교육발전을 위해 기꺼이 후원금으로 내놓은 분들의 미담이 우리사회를 밝히고 있다. ㄷ. ㅗ. ㄴ을 바르게 역으면 ‘돈’이 되지만, 'ㅗ'를 90도 오른쪽으로 돌려(ㅓ) 붙이면 ‘덕(德)’이 되며. 'ㄴ’을 180도 돌려(ㄱ) 붙이면 ‘독(毒)’이 된다. 힘써 모은 돈이 남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덕이 되지만, 돈을 잘못 쓰면 독이 된다.

"돈을 주고 못사는 것이 어디 있느냐"라 하는 금전만능주의(金錢萬能主義) 시대라지만 막대한 권력(權力)으로도 돈(財力)으로도 얻을 수 없는 것은 하나둘이 아니다.

이갑선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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