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 중 하나다.

하지만 걷는 데도 방법이 있다. 비정상적인 걸음걸이는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신체의 균형을 무너뜨리거나 척추, 관절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신발 굽의 닳은 모양을 보고 자신의 보행습관을 점검해 바른 자세로 걸으려고 노력하고, 의심되는 질환이 있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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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의 바깥쪽이 닳았다면?…퇴행성관절염·허리디스크 주의

신발 뒷굽의 바깥쪽이 심하게 닳았다면 ‘팔자걸음’일 가능성이 높다.

팔자걸음은 발끝을 바깥으로 15도 정도 벌려서 팔(八)자 모양으로 걷는 자세다.

걸을 때 다리가 바깥으로 회전해 무릎 관절의 바깥쪽 연골에 몸무게가 많이 실리는 팔자걸음은 무릎관절에 부담을 가하는 잘못된 보행자세로 꼽힌다.

팔자걸음의 원인은 양반다리로 앉는 습관이 영향을 미치거나 복부나 허벅지 안쪽 살이 많아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관절 주변 근육이나 골반을 받치는 근육이 약한 경우에도 고관절을 안정시키기 위해 팔자걸음으로 걷게 된다.

팔자걸음은 무릎 바깥쪽 연골을 손상시켜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골반이 뒤로 기울어 척추관절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허리디스크 같은 허리 부위 근골격계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굽의 안쪽이 닳았다면?…발목·무릎 관절통증 주의

신발 굽 안쪽이 닳은 사람이라면 ‘안짱걸음’일 수 있다.

안짱걸음은 팔자걸음과 반대로 두 발끝이 10~15도 안쪽으로 향한 채 걷는 자세다.

보통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들에게서 잘 보이며 성인이 되면 대부분 저절로 호전되지만 10% 미만의 사람들에게는 지속된다.

안짱걸음은 W’모양의 자세로 앉거나 무릎을 꿇고 장시간 앉아 엉덩이관절·허벅지뼈·정강이뼈가 안쪽으로 틀어져 생기는 경우가 많다.

발바닥의 오목한 아치 부분이 무너져 바닥에 닿는 평발인 사람에게도 무게중심이 안쪽으로 쏠리고 발목이 휘어져 안짱걸음이 나타날 수 있다.

안짱걸음을 하면 고관절이 앞으로 틀어져 오래 걸을 때 아킬레스건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게 되고 발목과 무릎 안쪽 연골에 무리를 줘 관절 통증의 원인이 된다.

안짱걸음을 방치하면 골반이 앞으로 기울고, 다리가 휘어지면서 O자 다리로 변형될 가능성이 높다,

O자 다리는 무릎 관절에 실리는 몸무게를 분산하지 못해 무릎관절염을 가속화시킨다.

 

▲신발 한 쪽만 닳았다면?…척추측만증·골반 틀어짐 주의

양쪽 신발 중 유독 왼쪽이나 오른쪽 한쪽 굽만 닳았다면 자세가 삐뚤어졌다는 신호다.

걸을 때 한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려 다리의 불균형이 오거나 몸의 전체적이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

선천적으로 두 다리 길이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후천적으로 척추, 골반, 고관절, 무릎관절 등이 틀어짐에 따라 자세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다리 길이에 차이가 생기는 척추측만증(척추가 옆으로 휘어진 것)과 골반 틀어짐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잘못된 자세를 유지한 채 생활하면 어깨, 허리, 무릎 등 관절이 손상돼 노년에 심한통증으로 고생하기 십상이다.

 

▲올바른 걷기 자세는?

가슴, 등, 어깨를 곧게 펴 몸과 바닥이 수직을 이루게 해야 한다.

시선은 턱을 당기는 느낌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엉덩이가 나오지 않도록 허리를 똑바로 세워 약간의 긴장을 갖고 걸어야 한다.

배를 넣고 가슴을 앞으로 내밀어 체중이 약간 앞으로 쏠리는 듯한 느낌으로 팔을 앞뒤로 가볍게 흔드는 것도 올바른 걷기 자세 유지에 좋다.

발은 11자로 유지하고 무게중심을 발뒤꿈치에서 발바닥, 엄지발가락 순으로 이동시키는 삼단 보행은 체중의 무게를 견디고 몸에 전달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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