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기부경험이 줄고 있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지난 1년간 기부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중은 25.6%로 직전 조사인 2017년 때보다 1.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조사 때의 36.4%에 비해서는 무려 10.8%포인트나 줄었다. 통계청이 전국 1만9000 표본 가구 내 13세 이상 가구원 3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분석한 '2019년 사회조사'결과에서다. 기부문화가 왜 이렇게 쪼그라들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더욱 안타까운 건 향후 기부 의향도 줄었다는 점이다. 향후 기부의향이 있는 사람은 39.9%로 2년 전 조사 때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산기부 의향이 있는 사람은 26.7%로 7.8%포인트나 줄었다. 지난 1년 동안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16.1%로 2013년 19.9%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기부와 봉사는 누군가를 돕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사회에 나눔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기부가 줄어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다. 역시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51.9%)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기부단체 등을 신뢰할 수 없어서(14.9%)가 뒤를 이었다. 몇 년 전 있었던 기부단체의 비리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나 살기도 벅찬데 무슨 기부냐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부란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만 가능한 게 아니다. 기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어려운 가운데 생활비를 쪼개 쾌척하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기부자들이 많아야 기부문화는 탄탄히 다져진다.

당장 연말연시 모금행사가 타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다. 엊그제부터 '희망 2020 나눔 캠페인'이 시작됐다. 내년 1월 31일까지 대전 60억원, 충남 167억7000만원, 충북 75억8400만원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목표액을 달성하기가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럴 때 일수록 위축된 기부문화에 활기를 불어넣을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자원봉사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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