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 들여 ‘친수 공간’ 조성
市 “관광객 유치·휴식공간 제공”
“상수도 사업과 배치” 지적도

▲ 제천 도심 한복판인 중앙로 문화의 거리에 독일 프라이브르크의 '베히레'와 같은 자연형 수로(水路)가 생긴다. 사진은 도심 수로 상상도. 제천시 제공

[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제천시가 식수 등 생활용수 취수원인 평창강물을 이용해 대규모로 ‘도심 속 친수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을 벌인다.

체류형 관광지 조성의 하나로 물·놀이·치유의 하소천을 만들고 도심 수로와 녹지 공간 등에 용수를 공급하려는 사업이다. 평창강(장곡취수장)에서 취수한 원수를 침전 과정을 거쳐 의림지 일원으로 보낸 뒤 물탱크에서 소독을 거쳐 하소천 등에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25일 시에 따르면 ‘도심 내 다목적 용수 공급 사업’으로 명명한 이 사업을 위한 저류조, 가압장, 공급 관로(4.5㎞) 설치에 2021년까지 12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시는 시의회에 설명한 자료를 통해 “현재의 여건으로는 체류형 관광도시가 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 속에 물을 이용한 관광객 유치, 시민 휴식공간 제공 차원에서 구상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업 추진을 놓고 제283회 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김병권 의원은 이날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평창강 취수 원수는 총 대장균 수가 기준치를 넘어 하천 수와 친수 용수로 적합지 않은 점, 수질 악화로 침전·소독·pH 조절에 지속적인 처리 비용이 발생하는 점을 우려했다.

김 의원은 “(한강홍수통제소가 허가한) 평창강 취수 허용량(하루 8만 5000t) 중 여유 용량 1만 2000t을 활용한다는 것인데 면 지역 수돗물 공급, 도시개발에 따른 수요량 증가, 산업단지 개발을 따지면 여유분이 소진될 시점이 올 것”이라며 “이 경우 막대한 비용을 들인 시설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수도 사업과는 배치되는 하천수 공급 사업에 지속적인 정수 처리 등의 비용과 유지·관리 비용이 발생하면서 수돗물 원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며 “수돗물을 하천에 쏟아붓는 계획은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고암정수장의 공급용량은 5만 3000t인데 장래 수요 예측을 통한 증가분(2만t)을 제외한 여유 용량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수돗물 공급체계와는 무관해 수돗물을 하천에 쏟아붓는다는 주장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