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의사 유튜버 이른바 ‘닥튜버(Doctor+Youtuber)’들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일부 닥튜버들의 잘못된 정보로 네티즌들의 혼란이 부추긴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튜브는 현재 맛집, 음악, 뉴스, 생활정보 등 없는 게 없는 정보 집합소다.

이제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포털사이트가 아닌 유튜브에 먼저 검색한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실제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최근 1개월 내 유튜브 이용 경험이 있는 전국 15~34세 남녀 8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의 73.4%가 ‘유튜브 정보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해 최근에는 회계사, 공인중개사, 변호사 등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의 정보를 나누는 전문직 유튜버가 대세로 떠올랐다.

대형병원과 의사들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거나 병원을 홍보하기 위해 유튜버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의사들도 체할 때 손을 따나요?’, ‘아이언맨으로 알아보는 공황장애’ 등 어렵게만 느껴졌던 의학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대중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소위 ‘빅 5병원’이라고 불리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도 유튜브에 홍보영상뿐만 아니라 자체 콘텐츠를 업로드 하며 소통하고 있다.

빅 5병원 유튜브 채널 모두 구독자 1만 명을 넘어섰고 이 중 가장 구독자 수가 많은 서울아산병원은 6만 명에 육박한다.

개인 의사 유튜버 중에는 구독자가 무려 10만 명이 넘는 스타 유튜버도 등장했다.

한 닥튜버가 인체에대한 안전성이 연구되지 않은 펜벤다졸 복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한 닥튜버가 인체에대한 안전성이 연구되지 않은 펜벤다졸 복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그러나 의학적 근거가 없는 정보가 일부 의사들에 의해 사실인 것처럼 확산되고 면허를 취소당한 의사까지 유튜브에 뛰어들어 문제다.

동물용 구충제의 주성분 펜벤다졸은 유튜브를 통해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암환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식품의약안전처와 대한의사협회가 “아직 사람에 인체에 대한 위험성이 연구되지 않았다”며 복용을 경고한 것과는 달리 한 닥튜버는 용량,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보조제 등 구체적인 복용법까지 소개했다.

펜벤다졸 복용법을 담은 영상은 현재(22일 오전 9시 30분 기준) 9만5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를 운영해 2017년 면허취소를 당했던 한의사도 지난 9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이 한의사는 과거 ‘아토피를 앓는 아이는 햇볕을 쪼이고 소금물로 씻겨라’, ‘장염 걸린 아이에게는 숯가루를 먹여라’ 등 약이나 백신 대신 '자연치유'라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회원들에게 권유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유튜브에서도 그는 “병 치료 라는 것이 세균을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다. 멸균만 해서 살아날 것 같으면 항생제 통 안에 집어넣어서 멸균될 때까지 놔뒀다 꺼내면 된다. 근데 그러면 회복 하냐”며 여전히 ‘약을 쓰지 말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법률전문가들은 닥튜버들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대해 “‘의료인은 보건복지부의 평가를 받지 않은 신의료기술 또는 거짓되거나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내용 등의 광고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의료법 52조 2항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법이 규제하는 ‘의료광고’는 의료기술과 의료행위 등에 관한 정보를 신문·인터넷신문, 정기간행물, 방송, 전기통신 등 매체를 이용해 널리 알리는 행위로 유튜브도 이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14일 △개인의 정보(비밀)보호, △정보의 적절성, △환자와 의사의 관계, △전문가로서의 품위, △의사(동료) 간 커뮤니케이션, △의사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교육, △이해의 충돌 등 7개 항목을 담은 ‘의사 소셜미디어서비스(SNS) 사용 가이드라인’ 초안을 제시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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