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의 '운동 부족'이 세계 최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학생은 100명 중 3명을 제외하고는 신체활동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6년 세계 146개국 11∼17세 남녀 학생의 신체 활동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 81.10%가 WHO 권고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WHO는 신체·정신 건강·발달과 생애 전반에 미칠 효과를 고려해 매일 평균 60분 이상 중간정도 이상 신체활동을 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청소년 5명 중 4명은 신체활동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WHO의 조사결과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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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국은 운동 부족으로 분류된 학생 비율이 94.2%로 146개국 중 가장 높았다.

분석 대상 국가 중 해당 비율이 90% 이상인 나라는 한국, 필리핀(93.4%), 캄보디아(91.6%), 수단(90.3%) 4개국뿐이다.

국가의 소득 수준과 청소년 운동 부족 비율은 반비례하는 경향이 보편적인데 한국은 국민소득이 높으면서도 청소년 운동 부족은 심각한 사례로 꼽혔다.

한국과 함께 '고소득 아·태 지역'으로 분류된 싱가포르의 경우 운동 부족 비율이 69.7%로 비교적 훨씬 양호한 수준이었다.

특히 운동이 부족한 한국 여학생은 무려 97.2%로 기록됐다.

사실상 전원이 신체·정신건강 유지와 발달에 충분한 신체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국 남학생은 필리핀(92.8%)과 거의 비슷한 91.4%였다.

WHO는 남녀 신체활동량 격차는 세계적으로 보편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 기준으로 남녀 청소년의 운동 부족 비율은 각각 77.6%와 84.7%로, 7.1%p 격차를 보였다.

2001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남학생의 운동 부족 비율은 근소하게 나아졌지만(80.1%→ 77.6%), 여학생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85.1% → 84.7%).

미국과 싱가포르 등 일부 고소득 국가에서는 성별 격차가 무려 13%p 넘게 벌어지는 곳도 있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WHO의 생활습관병 전문가 리앤 라일리는 "전자 혁명이 청소년이 더 오래 앉아 있게 운동 행태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어 "남녀 격차는 문화·전통 요인과 관련이 있다"면서, 여학생들이 운동을 하려면 탈의실 시설이 갖춰져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일본 등 일부 국가와 학교 밖 청소년이 제외된 점 등을 한계로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 아동청소년건강'에 실렸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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