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보령시장

바다를 보면 가슴이 펑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힘들고 답답할 때 자연스레 바다가 생각난다. 서울시민은 인천 앞바다, 대구시민은 포항 앞바다, 광주시민은 목포 앞바다를 마음만 먹으면 1시간 내외에 갈 수 있다. 대전, 충북, 세종시민은 달려갈 바다가 마땅치 않다. 동해는 너무 멀고 남해도 2시간은 가야한다. 가까운 건 서해인데 가는 길이 답답하다. 대전 유성 나들목에서 보령 대천 나들 목까지 직선거리는 70㎞, 세종에서도 최단거리는 70㎞내외다. 직선 고속도로라면 40분 내외면 오갈 거리다. 대전도심을 가로지르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짧으며 대전 동구에서 세종까지 가는 시간이면 보령 앞바다에 다다를 수 있다.

올해 초 '대전·세종·충청CEO신년포럼'에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대전·세종시민들에게 바다를 선물하자"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특강을 했다. 9월 10일 대전시청을 방문했던 양승조 충남지사에게 허태정 대전시장은 '충남의 해양산업과 대전의 내륙관광을 연계한 대전~보령 직선화 고속도로 건설'을 제안했다. 이에 양 지사는"충남이 갖고 있는 바다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도정의 목표"라며"바다의 장점을 충남도민 뿐만 아니라 대전 시민들도 함께 하자"고 흔쾌히 화답했다.

대전~보령간을 직선 고속도로화 할 경우 40분내외면 도달할 수 있다. 경제효과도 상당할 것이다. 중부내륙과 서해안간의 물류비용이 절감된다. 내륙과 해양레저 관광자원의 유기적 연대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의 교류도 활성화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전·세종·청주시민들도 해양에서 치유를 할 수 있다.

고려대 의대 통합의학교실 이성재 교수는 "다양한 해양 치유자원들은 질병 예방과 건강을 증진하고 재활 치료를 위한 보조적인 요법으로 유익한 자원"이라며 "가령 해풍 속의 염분을 활용해서 호흡기 기관에 보조적으로 도움을 준다던가, 해수를 활용해서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KBS 생로병사의 비밀'을 통해 밝혔다.

지난해 해양수산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92.2%는 바다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고, 74.1%는 해양수산에 보통 이상의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소득증가, 근로시간 단축, 워라벨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사계절 바닷가를 찾는 인구는 매년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내륙의 국민들에게 해양자원을 활용한 휴양과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SOC확충이 시급하다.

일부 언론에서 밝힌 것처럼 국도는 지역 간 균형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음에도 국도의 유지관리에 투입되는 정부예산은 지역 간 편차가 상존한다. 이는 정치적 논리가 개입되고 예산 배정에서 유력정치인들의 파워게임이 작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과거 80년대까지 충청과 호남지역을 방문한 여행객들은 수도권과 영남지역 등에 비해 열악한 도로망을 경험한 바 있었다. 그랬던 호남의 도로망은 천지개벽을 했는데, 충남 남부와 충청 내륙을 연결하는 도로는 '구절양장'에다 시속 80㎞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강원~충청~호남을 연결하는 '강호축'개발의 지속적인 추진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8개시·도가 함께하는 발전포럼이 출범했다. 강호축 프로젝트에는 강호축의 교통망 구축, 지역별 전략산업 육성, 백두대간을 활용한 관광자원 조성,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연계된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

이 중 보령~대전~보은고속도로가 있다. 270만 대전·세종·청주시민들에게 드린 서해바다를 시민들이 손쉽게 오갈 수 있도록, 대전~보령 고속도로가 국가계획에 반영되어 조속히 착공할 수 있도록 관련 지자체가 힘을 모아 지속적으로 정부에 촉구하고 추진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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