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래 서천군수

어느덧 본격적인 민선자치 시대가 출범한지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방자치의 근본 목적은 지역의 행정은 당해 주민들의 의사에 따라 지자체의 책임 하에 처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획일화에서 다양화를 지향하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무늬만 자치제라고 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그러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장·단점과 유·불리를 떠나 지자체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역과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됐음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이순간도 전국 226개 자치단체가 보이지 않는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공통 희망사항은 아마도 '지역경제 활성화'이지 않을까 한다. 관심 있게 살펴 보면 민선 7기에 들어오면서 각 지자체의 슬로건과 전략목표 등은 대부분 경제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만큼 기업 유치를 통한 고용창출과 인구의 증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바꾸기 위해 상당수의 지자체에서 군정 목표를 경제 활성화 관련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 서천군도 민선 6기에 이어 슬로건을 '행복한 군민, 희망찬 서천!'으로 정했고 5대 전략 목표 중 첫 번째가 '튼튼한 지역경제'이다. 행복한 군민 희망찬 서천 만들기를 위해 서천군에서는 기업유치와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전담 조직도 설치했다. 이웃 전북 군산시만을 보더라도 민선 6기에 '50만 국제 관광 기업도시 군산건설'에 이어 7기에도 '새로운 도약을 향해 다시 시작하는 군산'이라는 슬로건 아래 세부 전략 목표로 '모두가 잘사는 경제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경제 활성화가 지자체의 공통 희망사항이지만 기업유치에 있어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수도권과 가까운 지역이나 사회 간접자본 시설이 잘 갖추어진 지자체는 기업을 선별해 받고 기업유치를 위한 유인정책에 있어도 재정이 풍부한 지자체와 그렇지 못한 지자체의 차이가 있다.

충남지역만 보더라도 천안, 아산, 당진, 서산 등을 중심으로 기업이 몰려오고 이에 따른 고용 창출과 세수증대 그리고 인구감소 걱정을 하지 않는 활력 있는 도시로 변하고 있어 타 지자체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참고로 아산시는 최근에 삼성전자 탕정단지에 2025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해 기존 인력에 1만명을 더 증원한다고 발표했다. 현재로도 2만명의 고용과 2019년 삼성계열사에서만 약 760억의 지방세 세입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서천군 전체 지방세 예상액이 260억인 것을 감안하면 기업 유치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물론 이러한 사례가 특별한 경우일 수도 있지만 지역경제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경제가 어렵다는 지금 각 지자체의 공통 목표와 희망사항이 지역경제 활성화 이기에 지자체간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관광 활성화 그리고 브랜드 개발을 통한 지역 이미지 강화 등은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행복하고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를 위한 목표가 저변에 있다. 과거 개발시대에는 자연스러운 인구증가와 개발여지의 다양성 등이 있었기에 이처럼 지역경제 활성화가 화두가 되지 않았다.

그러면 지역 경제의 침체는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까? 서천군을 그대로 생각해보면 될 것 같다. 일자리 창출요인의 부재로 고용 인구뿐만 아니라 절대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그리고 상권의 쇠퇴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인구 6만명 대의 붕괴, 65세 인구비율 충남도내 최고, 초 고령화 사회 진입, 장항을 중심으로 하는 상권의 침체 등 이의 대책으로 관광 활성화, 인구 유인책의 발굴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으나 대체적으로 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대안일 것 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세계 최저수준으로 앞으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인구 증가에 한계가 있으며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고 보면 앞으로 각 지자체의 인구 증가는 국내에서의 지역 간 이동으로 인한 요인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곧 기업이 오고 사람이 몰려드는 곳일 것이다.

우리 서천은 장항국가산단을 비롯한 국립생태원, 국립해양 생물 자원관 등 서천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항공보안장비 시험인증센터를 유치해 이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기관 및 기업 등을 유치해 보안산업 클러스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흥망과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 장항제련소 배후지역인 주변 브라운 필드 지역에 대하여 국제적 수준의 인공 습지조성 등을 통해 생태 체험과 환경 교육의 장으로의 활용할 계획이며 나아가 해양 바이오 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해 환경 복원과 지역개발의 모범 사례로 발전시킴으로서 작지만 강한 서천군으로 거듭날 것이다.

대규모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조성, 수도권에서의 원거리라는 약점과 수도권 규제 완화의 분위기를 극복하고 장항국가산단이 조기 활성화 되어 서천 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하고 또한 슬로건이나 비전이 구호로서 끝나는 것이 아닌 서천군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향점으로 삼는 민선7기 '서천호'의 힘찬 항해를 군민과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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