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세상 속에 살다보니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가 넘쳐납니다.

사회도 경제도 빠르게 변하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용어들이 속속 생겨나고 일상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뉴스를 봐도 대화를 나눠도 자주 등장하는 알쏭달쏭한 시사경제용어들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알기 쉽지 않습니다.

요즘 자주 쓰이는 신상 ‘시사&경제용어’ 투데이픽이 쉽게 풀어 드립니다.

▲유리절벽

기업이나 조직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일부러 고위직에 여성을 앉히고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현상을 말한다.

여성의 사회 참여나 승진에 보이지 않는 한계를 설정하고 고위직에 오르지 못하게 하는 유리천장과 연관된 개념이다.

이는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고위직을 맡기 어렵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 힘든 상황이라도 남성들을 대신해 직책을 감수하려는 경향에서 착안됐다.

여성이 승진에 가로막힌 유리천장을 깨고 고위직에 올라가도 성공률이 낮기 때문에 여성들은 다시 유리절벽에 막히게 된다.

문제는 여성들이 기업 위기를 해결하는 데 실패하면 해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여성들이 능력이 없다는 식의 그릇된 편견을 확산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유리절벽은 기업뿐 아니라 정치와 사회 현상에서도 관찰된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유리절벽의 핵심 사례로 언급된다.

2016년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되고 총리 자리가 공석이 되자 보수당 남성 유력 인사 5명은 일제히 발을 뺐다.

당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협상을 이끌어가야 할 책임을 떠안게 됐다.

그러나 영국 브렉시트 정국을 이끌어온 메이 총리는 사실상 국론 통합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3년 만에 불명예 퇴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메이 총리의 운명이 처음부터 예견돼 있었다고 분석하면서 유리 절벽이라는 개념을 인용했다.

▲치킨 리틀(Chicken Little)

치킨리틀은 비관론자나 기우가 심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영국의 전래 동화 '치킨 리틀'에 나오는 캐릭터에서 유래했다.

1700년대 영국 시골 마을에서 전해오는 이야기 주인공인 꼬마 닭 치킨리틀은 하늘에서 떨어진 도토리에 머리를 맞는다. 이후 하늘이 무너진다고 착각해 재앙이 일어났다고 소리치며 다닌다.

치킨리틀의 이런 특징을 본떠 금융시장에서는 지나친 비관론에 투자자를 향해 치킨리틀이라고 이름 붙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이자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은 최근 NYT를 통해 "경기 지표상으로 명확해지기 전에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것은 예언자로 환영받기보다는 '치킨 리틀'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경제학자가 당장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는 않는데 이는 치킨리틀이라는 오명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게 크루그먼의 설명이다.

그는 “채권시장은 이런 것을 개의치 않는다”면서 채권시장은 최근 유별나게 암울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채권금리가 급락세를 이어간 것에 대해 크루그먼은 "엄청난 비관론에 빠진 채권시장은 전문가 집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쟁 격언에 아마추어는 전술을 이야기하지만, 전문가는 실행 계획을 연구한다는 말이 있다"며 "경제에서 비슷한 격언은 아마추어는 주식을 이야기하지만, 전문가는 채권시장을 연구한다는 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루그먼은 미국 10년 국채금리에 대해 "지난해 가을 3.2%에서 최근까지 떨어진 것은 시장이 경기 낙관론을 크게 줄였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1.6%선 아래까지 하락했다. 크루그먼의 진단과 달리 최근의 금리 하락세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기사에서 "일부 트레이더와 매니저는 채권시장이 지나치게 (경기) 비관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시장이 과도했다는 것에 베팅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 배타적 사용권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소비자를 위해 창의적인 보험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일정 기간 독점적인 상품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른바 보험업계의 '특허권'으로 불리며 2001년 도입됐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신상품심의위원회가 보험사의 신청을 받아 독창성과 진보성, 유용성 등의 심사를 거쳐 3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독점 판매 기간을 주게 된다.

사용권이 인정된 기간 다른 보험사들은 동일한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과거 보험업계의 배타적 사용권 부여 건수는 2012년 7건, 2013년 8건, 2014년 7건, 2015년 9건 등으로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2016년부터 보험상품 개발과 가격 자율화가 시행되면서 증가하기 시작했는 데 2016년 15건에서 2017년 33건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15건으로 주춤했으나 올해부터 다시 늘었다.

올 상반기 생명보험사 7개, 손해보험사 5개 등 총 12개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삼성생명이 2개의 배타적 사용권을 따내기도 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삼성화재가 건강증진 서비스로 도입한 ‘애니핏’의 경우 걸음 수를 활용해 자동차보험 할인 특약을 제공하는데 이 특약은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투데이픽 todaypi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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