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무료… 예상 못한 문제
노인 승하차 늘면서 운행 지연
종사자 휴식시간 등 보장 못받아
증편·인력충원, 원가부담에 난망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충남도가 지난 7월부터 도내 75세 이상 노인의 버스비를 무료화한 가운데 버스 업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충남버스운송조합을 비롯한 버스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약 4개월간 75세 이상 노인 버스비 무료 정책이 추진되면서 운수 종사자들의 고충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종사자들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승·하차가 늘면서 운행 시간이 지연되고 이로 인해 휴식시간 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노조 측은 이에 따른 운행시간 조정 등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향후 도입될 예정인 주 52시간 근무제(300인 이상 업체 일부 시행 중)와 노선 단축 등의 영향으로 조정이 불가능하다는 게 사 측의 입장이다.

사실상 운행 시간을 조정하기 위해선 버스 운행을 증편하거나 인력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데 증편은 운송원가의 증가로 이어져 업체의 부담과 직결된다.

특허 버스업계는 현 시점에서도 적자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는다. 지난해 기준 도내 시외버스는 전체 526개 노선 가운데 비수익노선이 380개에 달했고 적자는 185억 6100만원을 기록했으며 시내·농어촌버스의 경우 각 시·군별로 적자 규모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운행손실금 등 지자체 지원 액수만 65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일각에선 이와 관련해 새로운 노사 분쟁의 씨앗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노인 탑승객이 증가하면서 최근 천안에서 낙상사고가 발생하는 등 운행 중 긴장을 늦출 수 없어 피로를 호소하는 운수 종사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75세 이상 무료화 추진으로 매월 수익 일부가 다음달마다 정산되면서 운영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합 관계자는 “75세 이상 무료화는 교통복지의 일환으로써 굉장히 좋은 정책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종전처럼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앞으로 1년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점에 대해 당국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기준 도내 75세 이상 버스비 무료 교통카드는 총 대상자 18만 5000여명 가운데 13만 1000장이 발급됐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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