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룡 대전시 노인복지과장

“이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를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

거장 레프 톨스토이(1828~1910)의 말이다.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고, 모든 이는 아름다운 생을 마무리 할 권리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사망 시기인 향후 30년 후에는 연 79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장사시설이다. 대전시의 경우 2027년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해 2018년 현재 8000명인 장례수요는 2030년 1만 1000명, 2045년에는 1만 7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76년 개장해 화장로 10기를 운영 중인 대전시 정수원(화장장)은 5년 뒤인 2024년에는 한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화장로 가동횟수를 증회하는 등의 방법으로 겨우 대처할 수 있겠지만 2030년까지는 13기의 화장로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정수원의 지역 특성상 화장로 추가 확장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대전추모공원 내 자연장지(잔디장·화초장·수목장·산골장) 또한 2020년 포화상태가 예상돼 2030년까지 3만 7500㎡ 규모의 자연장 조성이 절실한 실정이며 봉안당 역시 2024년 만장이 전망되어 조속한 시일 내 장사시설의 추가 조성이 필요하다.

이에 대전시는 현재 부족한 장사시설 및 부대시설은 대전추모공원 재개발을 통한 3000기 자연장지 확충사업, 주차 불편 해소를 위한 주차장 조성사업, 제1·2봉안당 이동 취약계층을 위한 승강기 설치사업, 장사시설 주변지역 주민지원사업인 명암근린공원 조성사업, 제4봉안당과 화장장 확충을 위한 관리계획 변경 등 시급한 부분에 대한 행정 절차를 추진 중에 있다.

특히 장사시설의 안정적인 공급을 통한 대전시민의 장사복지 증진을 위해 화장시설과 봉안시설, 자연장지의 수급에 관한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 계획의 일환으로 장례식장, 화장장, 봉안당, 자연장지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고 휴게시설, 문화시설, 여가시설, 산책로 등을 갖춘 자연친화적 장사종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장사종합단지’ 후보지는 올해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장사종합단지가 조성되면 장례식장에서 화장-납골까지의 원스톱(One-Stop) 서비스 체제가 구축됨에 따라 그동안 정수원(화장장)과 대전 추모공원(봉안 및 매장시설)의 이원화에 따른 이용자의 불편함이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아울러 만성적인 교통체증과 주차시설 부족에 따른 주차난 역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장사종합단지 조성은 대전시민의 이용의 편리성뿐만 아니라 증가하는 장사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필수 기반시설로서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사항이다. 대전시는 장사종합단지 주변 지역 발전을 위한 최대한의 방안을 마련해 지역주민과 더불어 함께 상생하는 길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대전시는 시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하고, 인생의 마지막을 아름답고 품위 있게 마무리 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장사종합단지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배척과 이기심 보다는 150만 대전 시민 모두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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