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그제 또 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해 30대 연구원 1명이 숨지고 함께 있던 연구원 등 6명이 다쳤다. 사고는 연료 실험실에서 고체 상태의 연료를 젤 형태로 만든 후 정확한 설계 유량이 나오는지 측정하다 폭발한 것으로 ADD측은 보고 있다. 연료를 연소하거나 점화하는 단계가 아니고 유량 계측 중에 벌어진 사고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원인규명·재발방지책이 급선무다.

실험과정, 안전조치에 이르기까지 현재로선 몇 가지 석연찮은 대목이 있다. ADD측의 설명대로라면 화재가 발생할 수 없는 조건인데도 폭발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장비 오작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부적 요인으로 압력이 급상승하면서 폭발이 일어날 개연성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ADD 실험실 안전사고가 걸핏하면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기술시험 중 화재가 발생해 폭발음과 함께 시설 일부가 파손됐고, 같은해 6월에는 실험실 냉장고 화재로 소동을 빚기도 했다.

실험실 안전사고는 ADD 실험실만이 아니다. 지난 2월 한화 대전공장에서는 로켓 추진체에서 연료를 분리하는 작업 도중 폭발 사고로 근로자 3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5월에도 고체연료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폭발 사고로 5명이 숨졌다. 이밖에도 출연연, 대학, 민간 연구기관 등의 실험실에서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출연연의 경우만 따져도 최근 5년간 63건이 발생했다. 일단 실험실에서 사고가 났다하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실험실 안전관리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유념해야 한다.

안전 매뉴얼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연구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 관리로부터 사후 처리에 이르기까지 안전관리자의 역할이 크다. 정부의 책무 강화, 연구실안전정보 공표 제도 도입, 연구실 안전관리 전문기관 설립 등 전향적인 내용을 담은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연구자들이 목숨을 걸어놓고 실험에 임하는 환경이라면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연구자 생명 및 안전 확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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