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흥 대전서부소방서장

공사장 화재는 오늘 내일 일이 아니다. 2018년 6월 세종시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건설현장 화재로 3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18년 10월 대전시 한 다목적체육관 건축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11명이 다치고 18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크고 작은 공사장 화재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발생하는 것일까?

최근 5년 간 우리 대전시에서 발생한 공사장 화재는 총 96건이다. 그 중 겨울철 기간 동안 발생한 화재는 37건으로 전체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사장 화재가 겨울철에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유독 겨울철에 공사장에서 많은 화재가 발생하는 것일까?

겨울철 공사는 추운 날씨로 인해 주로 내부에서 많은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내부 작업의 대부분은 용접, 용단 작업인데 이 때 발생하는 금속불티가 주변에 쌓여있는 스티로폼 등 가연성이 높은 건축자재에 떨어져 불이 붙는 경우가 많다.

가연성 자재는 빠르게 연소되어 급격한 연소 확대로 이어지며, 이 때 발생하는 유독성 증기로 인해 주변이 순식간에 검은 연기에 휩싸여 큰 인명피해가 수반 될 수 있다.

내부 인테리어를 위한 페인트 작업 시 담배를 피우는 등 부주의로 인한 화재,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갈탄 등으로 불을 피웠다가 자칫 신경을 쓰지 못해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5년 간 우리 시에서 발생한 공사장 화재 96건 중 88%인 84건이 부주의로 인한 화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작업 시 감독자, 작업자의 부주의가 주요 화재 요인인 것이다.

이러한 부주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각 소방서에서는 겨울철 공사장 특별 화재안전대책을 마련하여 화재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형 공사장에 직접 방문해 작업자, 감독자 등 관계자를 대상으로 부주의 화재예방 교육 및 소화기 등 기초 소방시설 사용법을 교육하고, 각 공사장에 설치된 임시 소방시설 관리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 집중적인 예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화재예방은 언제나 민·관 모두가 함께 주의를 기울일 때 그 효과가 배가 되는 법이다. 즉 관계자의 관심과 화재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공사 감독자는 용접, 용단 등 불티가 발생하는 작업 시 주변에 가연성 자재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며, 부득이 작업해야하는 경우에는 불티가 닿지 않도록 비산방지 덮개, 용접 방화포 등을 갖추고 작업해야 한다.

휘발유, 경유 등 유증기가 발생하는 위험물이 있는 장소에서는 화기취급을 금지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 사용할 수 있도록 임시소방시설을 적법하게 갖추고 사용법을 사전에 익혀 초기에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담배꽁초 화재예방을 위해 작업장 내부가 아닌 특정구역을 지정하여 흡연하도록 하는 세심한 노력도 필요하다.

작은 부주의가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작업에 임하는 것이야 말로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화재를 예방하는 제일의 지름길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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