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오찬… 중진 용퇴론 확산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자유한국당에서 충청권 의원 및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당 혁신과 보수통합 방식에 대한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12일 한국당 재선 의원들이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을 좌장으로 간담회를 갖고 인적쇄신 및 보수통합 문제를 논의했으며, 충청권 원외당협위원장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당 혁신과 보수통합을 요청하며 중진의원들을 향해 선당후사(先黨後事)의 정신을 촉구했다.

황교안 대표는 충청권·수도권 4선 이상 중진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통합 관련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보수통합 움직임과 맞물려 한국당 내 중진 용퇴론과 황 대표 등 지도자급 인사에 대한 험지 출마 요구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이날 한국당은 박 의원을 필두로 김태흠(충남 보령·서천)·김명연·박대출 의원 등 13명의 재선의원이 간담회를 갖고 2시간에 걸친 격론 끝에 3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첫째, 통합을 적극 지지한다. 둘째, 지도부에 공천 관련 위임각서를 제출한다. 셋째, 선거법 패스트트랙 통과시 의원직 총사퇴를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김태흠 의원이 불을 지핀 '중진 용퇴론'도 논의됐으나, 발표문에선 빠졌다.

다만 김명연 의원은 "불출마를 강요하는 건 도리가 아니지만, 지역 중진 의원들에게 수도권에 출마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당 박경귀 충남 아산을 당협위원장도 이날 충청권 당협위원장들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정치를 위한 혁신 및 대통합’을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당이 멀리 보고 큰 정치를 하는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를 실천해야 한다”며 “중진 지도자들은 그동안 누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험지를 개척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는 특히 “보수대통합이 과거로의 회귀나 특정지역, 특정 관점에 지나치게 편중되지 않아야 한다”며 “충청권과 수도권 등 중원을 흡인해 자유우파를 폭넓게 아우를 수 있는 미래지향적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도 이날 충청권·수도권 중진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 같은 당내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황 대표는 보수통합추진단장에 원유철 의원을 내정한 것이 적합치 않다는 당내 비판에 대해 변혁 측에서(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측에서 원 의원을 메신저로 원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구)은 오찬이 끝난 뒤, 황 대표의 발언이라며 이 같이 전했다.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통합을 위해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제안에 "그래야 한다”며 “우리가 서로 양해하고 존중하며 내년 선거를 위해 협력을 통해 승리하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는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진 의원들은 험지에 출마하라는 당 내 의견에는 "내년 선거가 국회의원을 한 두번 더 하느냐의 선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70년 공든 탑을 지키느냐 무너뜨리느냐 선택이 되는 선거다. 그런 관점에서 힘을 합하자는 것이 논의의 본질"이라고 답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