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이 내년 노근리 사건 7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12일 군에 따르면 지난 4일 노근리 사건 7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기념사업별 추진계획안을 심의․통과시켜 사업의 대략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노근리 사건은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북한군 공격에 밀려 후퇴하던 미군이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철교 밑에서 피신하고 있던 피난민들을 항공기와 기관총으로 무차별 공격한 사건이다.

200여 명 이상의 사상자가 난 이 사건은 역사 속에 뭍일 뻔 했지만 1999년 9월 미국 AP통신의 보도로 베일을 벗으며 전 세계에 충격을 빠트렸다.

AP통신은 이 보도로 그 해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공식 사과 성명을 냈다.

6·25 한국전쟁의 아픔을 딛고 평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는 '노근리 평화공원'. 사진=영동군 제공
6·25 한국전쟁의 아픔을 딛고 평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는 '노근리 평화공원'. 사진=영동군 제공

군은 내년 영동, 청주 등 도내 주요도시를 포함한 전국 주요도시와 미국에서 총 14개의 다채로운 기념사업 행사들을 개최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인들과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되새긴다.

내년 5월 청주에서 추모음악회를 열고 영동에서는 평화토크콘서트를 열어 70주년 기념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6월에는 희생자 추모식을 비롯해 글로벌평화포럼 등 국제행사를 펼치고 미국에서도 한미평화학술대회를 개최한다.

8월에는 세계대학생 평화아카데미를 노근리평화공원과 쌍굴다리 일원 등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인권평화 사진·영상물 전시, 노근리 평화 설치미술전, 명사 초청 강연, 노근리사건 피해자 구술집 및 자료집 발간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노근리 사건 70주년 기념행사가 인권과 평화의 장으로서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의미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희생된 피란민들을 추모하기 위해 2011년 10월 국비 191억 원을 들여 사건 현장 부근에 위령탑, 평화기념관, 교육시설 등을 갖춘 ‘노근리 평화공원’을 조성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의 가슴속 맺힌 오랜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해 해마다 합동위령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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