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보건환경연 데이터 분석
6곳 평균 BOD 3.0→2.2ppm
하천관거정비 주효 주장 눈길
환경개선 한계 봉착 분석도…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속보>= 최근 재첩이 다수 발견되는 등 대전 갑천 민물 생태계의 ‘자연성’ 회복이 10년에 걸친 자가정화의 산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1면·6일 3면·7일자 3면 보도>

또 인구 140만명이 살고 있는 도심 속 하천이 개선 가능한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도 나와 향후 수질과 생태계 보전에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더욱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11일 대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갑천은 총 6곳 지점에 측정망을 두고, 한 달에 한 차례 현장 취수를 실시하면서 물 환경을 측정한다.

물 환경 데이터를 분석 계산한 결과 지난 2011년 갑천 측정망 6곳의 평균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iochemical Oxygen Demand·이하 BOD)은 3.0ppm을 기록했다. 이후 BOD 수치는 상승, 하락을 반복하면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가장 최근 측정한 지난달 검사 결과에서는 평균 2.2ppm을 나타냈다. 수치가 1ppm 수준으로 떨어지기까지 정화되는데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셈이다.

물 유기오염지표의 한가지인 BOD는 물이 ‘어느정도 오염됐는가’를 나타내는 기준이 된다. 물 속 어떤 미생물이 산소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유기물을 분해, 안정시키는데 요구되는 산소의 양을 ppm으로 나타낸 것이다.

하천이 5ppm 이상일땐 자기정화 능력을 잃은 것으로, 10ppm을 넘을 땐 나쁜 냄새를 풍기는 이른바 ‘시궁창’이 되는 수준으로 해석된다.

갑천 측정망 6곳은 대전산단을 지난 지점 2곳(3.5, 3.8ppm)을 포함한 평균치임을 감안했을땐 지표상 상당량 정화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갑천 본류로 합쳐지는 상류쪽 두계천(1.2ppm)지점, 봉곡2교(1.3ppm)지점이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도심 속 지점 물 환경이 그만큼 개선됐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갑천친수구역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 전, 인근 공장·밭 등의 흩어졌던 하천관거정비가 이뤄진 점도 물 환경 개선에 한 몫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갑천 BOD 수치가 관거정비가 이뤄진 어느 기점에서 급격히 좋아졌다는 데이터는 나타나지 않는다. 물 환경의 개선에 관거정비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근거로 삼기에는 불충분한 것이다.

최근과 재첩 서식지가 확인되고, 민물 생태계가 눈에 띄게 활성화되는 것에는 장기적 자정작용과 여러 인위적 노력이 겹친 산물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갑천의 물 환경 개선이 한계에 봉착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나오면서 앞으로는 생태계의 ‘보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전보건환경연구원 권소연 연구사는 “BOD수치 개선이 민물 생태계 복원의 절대적 기준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갑천은 10년전과 비교해 확연한 개선이 이뤄졌다”며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에도 상당한 노력이 요구되는 만큼 앞으로의 하천 생태계 관리는 보전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