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첫사랑 섬세하게 표현…"어떤 사랑도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영화"

▲ [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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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랑도 괜찮다고 위로하고 다독여주는 영화라서 좋았어요."

배우 김희애(52)가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윤희에게'를 정의한 말이다. '윤희에게'는 우연히 윤희에게 온 편지를 읽게 된 윤희의 딸 새봄이 엄마가 그동안 숨겨온 비밀과 첫사랑을 알게 되고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김희애는 첫사랑을 찾아가며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윤희를 연기했다.

11일 종로구 소격동에서 만난 김희애는 "윤희의 사랑도 여러 사람의 삶, 여러 사랑 중 하나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희는 딸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조심스럽게 표현한다. 그 첫사랑이 사실은 여고 시절 친구 쥰(나카무라 유코 분)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김희애는 "말보다도 무언가 감춰지고 비밀스러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야 해서, 그게 더 어려웠던 것 같다"며 "그 감정을 몇개월 동안 계속 갖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퀴어 연기를 하는 데에 망설임이 없었는지 묻자 "전혀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제 첫사랑은 사실 기억이 안 나서(웃음) 비슷한 소재의 퀴어 영화를 많이 찾아봤어요. '브로크백 마운틴'이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을 봤는데 감동적이었어요. 무언가 울컥했는데, 매우 소중한 감정이잖아요. 그런 감정을 제가 줄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덕분에 윤희를 연기하면서 더 몰입할 수 있었죠."

중년이 돼서도 여전히 섬세한 멜로 연기를 보여주는 데에 대해서는 "항상 이번이 마지막 멜로 연기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제가 이렇게까지 멜로 연기를 오래 할 줄 몰랐어요. 더 할 수 있을지, 나중 일은 잘 모르겠어요.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하고 있어요."

이번 영화뿐 아니라 전작 '허스토리'(2018) 등 여성 연대가 빛나는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는 데 대해서는 "여자들이 더 의리 있고 서로 잘 돕고 의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에는 당연히 끌리게 되죠. 최근 여성 연대를 다룬 작품이 많아진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너무 익숙해진 것 같은 일들이 이슈가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데뷔한 지 36년이 된 그는 여전히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생' 배우다.

"다른 사람한테 폐를 끼치는 것이 싫어요. 제 자존심이라고 할까요. 대본을 열심히 봐서 NG를 안 내려고 해요. 대본을 미리 받아서 많이 보고, 많이 보면 연기를 더 이해하고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저 사실은 엄청 무뚝뚝하고 수줍어하는 성격이거든요. 그렇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쑥스러움이 없어지면서 다른 사람이 되는 느낌을 받아요."

김희애는 현재 내년 방송될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촬영 중이다. 그는 "서로 다른 캐릭터를 오간다는 것이 큰 축복이다"고 강조했다.

"제가 하는 역할 중 그 어떤 것도 제 원래 모습이라고 하기는 힘들어요. 평상시에 제가 가진 재료로 '윤희에게'의 윤희나 '밀회'(2014)의 혜원 등이 완성되는 것이죠.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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