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가직 정원 최대 전망 지역인재 9급·고졸 채용 관심
합격자 수, 신입생 홍보로 전락 "잘못된 직업관 심을까" 우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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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고교별 공무원 합격자 수가 신입생 모집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학생들에게 잘못된 직업관을 심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내년도 공무원 채용 규모가 역대 최대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고교별 ‘공무원 합격시키기’ 경쟁은 갈수록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인사혁신처가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2020년도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등 일정을 게시했다. 앞서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는 1만 8815명 국가직 공무원을 충원하는 2020년 예산안을 상정·처리한 바 있다.

이는 국회가 처리한 국가직 증원 규모(2019년 1만 7616명)보다 많은 규모로 지방직을 포함할땐 전체 증원 규모는 3만명이 넘게된다. 지방직 포함 증원 규모가 이대로 통과될땐 29년만에 최대치가 된다.

이와 별도로 퇴직자 인원만큼 채용이 이뤄지는데, 지난해 지방직 퇴직자가 1만 3112명이었음을 감안할땐 실제 채용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특성화고·마이스터고에서 선발하는 지역인재 9급, 실제 고졸 채용 규모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고교별 공무원 배출 규모는 다음해 정원을 채우기 위한 유용한 홍보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지역내 특성화·마이스터고에서도 교내 공무원반 신설, 각종 프로그램 개설 등으로 공무원 합격시키기에 혈안이다.

이같은 배경에 당장 신입생 정원을 채우기를 위해 공무원 만들기에 매몰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커진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공무원 채용 규모가 확대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학교에서조차 학생들에게 다양한 직업이 추천되지 않는 실정”며 “일단 합격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직업관을 심게될까 상당히 우려스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학교 외부 교육계에서의 지적 뿐만 아니라 특성화고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새어 나온다.

대전지역 한 특성화고 교사 A씨는 “온전히 입학을 유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공무원 만들기에 ‘올인’하는 수준이라고 보면된다”며 “특성화고 목적상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경쟁 과열에 대한 우려는 분명 잔존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각 학교들은 “정원 채우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에 입학 수요자의 입맛에 맞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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