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소 꼽히는 현충사 진입로 ‘이상현상’
시민들 “열매착과억제 시비 원인” 주장
市 “열악한 생육상태·태풍 링링 영향”

▲ 가을철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는 아산시 은행나뭇길의 은행나무들이 물들지 않으면서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 아산=이봉 기자

[충청투데이 이봉 기자] 아산시의 가을철 관광명소로 손꼽히고 있는 염치읍 현충사 진입로 은행나무들이 그 동안 뽐내던 노란 단풍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곳을 찾던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등 시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은 올해 단풍이 들지 않는 원인으로 시가 은행열매 착과를 감소시켜 열매 냄새로 인한 민원 해소할 목적으로 실시한 열매착과억제 방제사업이 원인이란 주장을 제기하고 있어 정확한 원인조사가 요구된다.

아산시 충무교에서부터 현충사 입구까지 2.2㎞의 길이에 조성된 아산 은행나뭇길은 지난 1966년 현충사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으며 1973년 10여 년생의 은행나무를 심은 것이 현재의 은행나무길이 됐다. 식재 당시의 수령을 고려하면 현재 은행나무의 수령은 50년 생 정도로 추산되며, 현재 은행나무 길에는 모두 450여본이 자라고 있고 그중 곡교천 변 쪽은 180본 정도가 자라고 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은행나무는 자연히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했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마다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입으며 아산의 가을철 관광명소로 전국에서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특히 아산시 은행나뭇길의 백미는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이시기로 은행나무길을 걷다 보면 마치 황금 터널을 걷고 있는 듯한 황홀경을 느끼게 한다.

은행나뭇길의 아름다움은 입 소문을 타고 번져 전국의 아름다운 10대 가로수길에 선정됨은 물론 지난 2000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 국민운동본부가 공동으로 주관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거리 숲' 부문 우수가로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산시는 가을철 은행에서 내뿜는 냄새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자 열매 냄새로 인한 민원 해소를 목적으로 4회에 걸쳐 송곡사거리~곡교천 제2주차장 일원에서 가로수를 대상으로 은행나무 수분 방제(착과억제)를 통해 은행열매 착과를 감소시키는 열매착과억제 방제사업을 실시했다.

시민들이 올해 은행나무 잎이 물들지 않는 이유가 바로 나무의 정상적인 생육을 억제하는 인위적인 방제작업이 은행나무 잎이 물들지 않게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시 관계자는 “도로변 생육공간 협소로 인한 생육상태 불량, 아스팔트포장에 의한 수분 및 양분 부족, 땅과 맞닿아 있는 수목의 지제부 복토 및 폭염, 폭우 등의 기상변화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수목 전문가의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태풍 링링과 타파로 수세가 약해지고 병해를 입은 수목을 위주로 은행나뭇길 전구간 병해충 방제 및 빠른 영양 공급을 위해 엽면시비를 시행했으나 은행나무그을음 엽고병과 알터나리아잎마름병이 발생해 방제작업을 실시한바 있다”고 말했다.

아산=이봉 기자 lb11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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