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코레일 내셔널리그 첫 우승 도전

일요일 빅버드(Big bird)에서 대한축구협회 FA컵의 새 역사가 쓰인다. 과연 그 주인공은 대전 코레일이 될 수 있을까.

대전 코레일과 수원삼성 블루윙즈의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이 10일 오후 2시1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양 팀은 지난 6일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대전코레일 대 수원삼성 미디어데이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른쪽부터)수원삼성 이임생 감독, 염기훈, 대전코레일 이근원, 김승희 감독. 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대전코레일 대 수원삼성 미디어데이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른쪽부터)수원삼성 이임생 감독, 염기훈, 대전코레일 이근원, 김승희 감독. 연합뉴스

‘FA컵’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해당 국가 축구협회 소속 모든 팀들이 참가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국내 최강팀을 가리는 대회이다.

한국은 1946년부터 매년 가을 전국축구선수권대회를 열어 그 해 한국축구 챔피언을 가려왔다. 그러나 1983년 프로축구 출범 후 전국축구선수권대회는 아마추어 팀들만 참가하게 되어 점차 대회의 의미가 퇴색해갔고 1996년 대한축구협회 주최로 FA컵 축구대회가 창설됐다.

토너먼트 방식인 FA컵은 특히나 이변이 많이 발생한다. 올해도 그 어느 해보다 하위리그 팀들의 돌풍이 매서웠다. 실제 올해 FA컵 8강 대진을 살펴보면 창원시청-상주상무, 경남FC-화성FC, 수원삼성-경주한수원, 대전코레일-강원FC 등으로 K리그1 팀은 절반에 불과했다.

2019 FA컵 돌풍의 중심에는 대전 코레일이 있었다. 3라운드에서 전주대를 2-1로 꺾고 32강에 오른 코레일은 2019 K리그1 1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현대를 2-0으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코레일은 이어 16강에서 서울이랜드를 2-0으로 가볍게 눌렀으며, 8강과 4강에서 K리그1의 강원과 상주상무를 잇따라 꺾었다. 특히 상주상무와의 4강전에서는 1·2차전 합계 3-3으로 승부차기까지 가 4-2로 진땀승을 거두며 팬들을 더욱 짜릿하게 했다.

코레일이 ‘다크호스’라면 수원삼성은 ‘전통의 강호’이다. 수원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12개 팀 중 8위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그들은 자타공인 ‘FA컵 DNA’를 갖고 있는 팀이다. 수원은 포항과 함께 역대 FA컵 최다 우승(4회)을 기록 중이며, 리그 우승 4회와 리그컵 우승 6회, AFC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아시아클럽챔피언십에서도 2차례나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전력 차이가 있어도 결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게 축구의 묘미이고, 단판승부에서는 실력대로만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코레일 김승회 감독의 말처럼 공은 둥글고 단판승부의 결과는 알 수 없다.

이번 FA컵 결승을 앞두고 대다수가 수원의 손쉬운 우승을 점쳤지만, 코레일은 1차전에서 이미 그들이 충분히 우승할 만한 팀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수원은 1차전 볼 점유율에서 앞서며 경기를 리드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다. 오히려 전반 43분 코레일 이관표의 슈팅이 골대 상단을 때리며 수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제 마지막 승부만이 남았다. 그리고 그 어느 팀이 이겨도 FA컵의 새 역사가 쓰인다. 코레일이 승리한다면 내셔널리그 팀 최초의 FA컵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게 되며, 만약 수원이 이기면 역대 최다 우승팀의 반열에 오른다.

객관적 전력은 분명 코레일의 열세다. 코레일이 이기려면 한 발이라도 더 많이 뛰는 수밖에 없다. 대전 코레일이 일요일 빅버드에서 이름값이 아닌 저력을 증명하길 바란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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