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 "억지 재기발랄 부자연스럽더라…내면 고스란히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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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 "억지 재기발랄 부자연스럽더라…내면 고스란히 담았죠"
  • 연합뉴스
  • 승인 2019년 11월 08일 08시 56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1월 0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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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정규앨범 '싱킹'…"회사 대표로 홀로서기, 한계 도전하고 싶었다"
▲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제공]
▲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지코 "억지 재기발랄 부자연스럽더라…내면 고스란히 담았죠"

첫 정규앨범 '싱킹'…"회사 대표로 홀로서기, 한계 도전하고 싶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제 안에서 솟구치는 감정들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걸 고스란히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가수 겸 프로듀서 지코(본명 우지호·27)가 자유분방한 악동 이미지를 벗고 사색가가 되어 돌아왔다.

그가 "제 음악인생의 새로운 반환점"이라고 규정한 첫 솔로 정규앨범은 제목이 '싱킹'(THINKING). 지코 하면 흔히 연상하는 화려한 색감과 자유분방함을 비우고 자기 안을 골똘히 응시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난 지코는 "최대한 미니멀하게 만들고, 내 감정이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있게끔 공간을 비워놨다"고 데뷔 8년 만의 정규앨범을 설명했다.

지코는 2011년 블락비로 데뷔한 뒤 감각적인 프로듀싱 실력을 갖춘 아이돌 래퍼로 주목받았다. 프로듀서로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유레카', '아티스트', '보이스 앤드 걸스'(Boys And Girls) 히트 솔로곡도 여럿 냈다.

끊임없이 활동 영역을 넓히며 바쁘게 산 그가 문득 자기 내면으로 돌아온 이유는 뭘까.

그는 "활동하면서 저도 모르게 쌓인 복합적 감정들이 있었는데, 내가 만들어놓은 지코 이미지와 너무 맞지 않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피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앨범 작업 과정에서도 '대놓고 신나는 노래'를 많이 만들었지만 어쩐지 잘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를 되짚어 봤더니, 제 얘기가 아닌 거예요. 내 안은 무표정인데, 억지로 웃고 재기발랄한 표정과 행동을 하는 듯한 느낌이 너무나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해 방향을 바꿨어요."

8일 공개하는 정규앨범 열 개 트랙에는 지코이자 우지호, 아이돌로 출발해 뮤지션으로 성장한 스물일곱 젊은이의 '사사로운 내면'이 여러 모습으로 담겼다.

'수많은 환영과 수많은 차별/ 변수 많은 일/ 자랑스러워 할 수만은 없지만 뭐/ 깊숙이 발 담갔지', '난 아이돌이었다 래퍼였다/ 호감이었다 비호감이었다/ 극과 극 어느 축에도 못 껴'('극' 중)

그의 첫 정규 앨범은 9월 30일 발매한 '파트 1'과 새로 공개된 '파트 2'가 합쳐져 하나의 앨범을 이룬다.

'파트 2' 타이틀곡 '남겨짐에 대해'는 헤어진 연인을 그리는 서정적 가사가 눈길을 끄는데, 배우 배종옥이 뮤직비디오 주연을 맡았다. 배종옥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는 데뷔 35년 만에 처음이다.

지코는 "만약에 저나 남녀 주인공이 나오면 클리셰를 지울 수 없을 것 같았다"며 "그분(배종옥)의 표정 하나만으로 남겨짐이라는 감정이 충분히 설명되겠다는 느낌이 들어 바로 요청을 드렸는데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자신의 기획사를 설립하며 대표 직함을 달기도 했다. 홀로서기 후 만든 첫 앨범인 셈.

"더 편한 선택을 할 수도 있었겠죠. 제가 가고자 하는 건 그런 길이 아닌 거 같더라고요. 저의 재능이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스스로 좀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대표로서 앨범을 만들 때 차이점을 묻자 그는 "멋있게 나오는 게 우선이니까 옛날엔 무리를 항상 했다"며 "아직 작품 질을 따지는 것 같지만, 지금은 무리는 하지 않는 선에서…"라고 웃었다.

기획사에서는 다른 아티스트 앨범도 작업 중이라고 한다. 지코는 "지금 아티스트 한 명이 앨범을 만들어 놓고 대기하고 있다"며 "제 앨범이 나온 이후 발표될 예정"이라고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전했다.

이번 앨범에 스스로 '95점'을 주며 만족감을 드러낸 그는 뜻밖에 "이제 잘하는 것에 대해선 더는 욕심이 없다"는 대답도 내놨다. "음악에 더는 잘난 척을 넣고 싶지 않고", '여러 가지 모든 감정을 아우르는' 음악을 하겠다는 게 그의 말이다.

"기분 좋고 싶거나 파티하고 싶을 때, 신나고 싶을 때 제 음악을 찾아 듣잖아요. 그 밖의 감정들을 느끼고 싶을 때 많은 사람이 찾아주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