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수치 부풀리기… 신뢰성 떨어져
대전시 올해 발표 전격 취소키로
市 “세부 기준 만들어 내년 발표”

사진 = 충청투데이 DB
사진 = 충청투데이 DB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속보>= 2014년부터 매년 공표돼 온 '대규모 점포 지역기여도 평가'가 올해는 발표하지 않게 됐다.

<6일자 1·3면 보도>

올해 실시된 지역기여도 평가는 대형 유통업체의 자의적인 해석으로 수치를 산출해 제출하면서 일명 '뻥튀기'되자, 시는 결국 신뢰성이 없다 판단하고 공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6월까지 지역 대규모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기여도 평가에서 일부 수치가 전년보다 급격하게 상승하는 결과가 나왔다.

민선 7기의 시도 이런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결국 발표를 취소까지 한 상황으로, 각 점포들로부터 받은 평가 자료는 비공개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 시는 해당 평가가 과거부터 잘못된 조사를 해 온 것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시는 정확한 수치를 조사해 공표하지 않으면 대형 유통업체가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시도 객관성 확보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하지만 본보가 단독 입수한 '대규모 점포들의 지역기여도 지표'를 확인한 결과 일부 업체의 경우 전년보다 많게는 30%가 넘는 지역기여도 수치를 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기여도 평가를 위한 6개의 지표가 있지만, 세부기준이 없다 보니 각 업체들은 온갖 편법을 통해 수치들을 부풀린 것이다.

세부적으로 '지역상품 구매율' 수치는 올해 급격하게 상승했다. 그동안 지역 대규모 점포들의 평균적인 지역상품 구매율은 2~5%에 그쳐 왔다. 그러나 올해 조사에서 A 백화점의 경우 31.64%까지 뛴 수치를 산출해 시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백화점의 지역상품 구매율은 2014년 4%, 2015년 3.7%, 2016년 2%, 2017년 2%에 불과해 매년마다 지역 사회 기여도 제고를 위해 이행 노력을 요구받아 온 곳이다. 이 같은 결과는 시의 압박에 못 이겨 유통업체 입맛대로 유리하게 해석해 제출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A 백화점 관계자는 "그전까지는 임대매장의 매출을 넣지 않았는데 시의 압박이 심하니 올해 포함시켜 제출했다"며 "기준을 확대 해석해서 제출한 부분은 맞지만 시가 정해 준 가이드라인에 어긋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 곳은 백화점 내 위치한 팻 샵, 치과, 약국 등 임대매장에서 판매된 모든 매출을 지역상품 구매율에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대규모 점포의 경우 전년보다 0.5%~1%대 상승한 결과를 제출하며 '의혹'을 피하긴 했지만 이마저도 신빙성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는 지역 기여도 평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세부 기준을 내년까지 마련해 보겠다고 밝혔다.

대전지역만의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대형 유통업체에게 세밀화 한 자료 요청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대형 유통업체들의 해석이 제각각인 자료를 받아 조사하다 보니 지역기여도 평가의 신뢰도가 확보가 되지 않아 공표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내년에는 지역기여도의 각 지표마다 세부 기준을 세워 신뢰성 있는 조사를 다시 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훈·이심건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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