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대전 출신의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비례대표)이 6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 현역 의원 가운데 첫 불출마 선언이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당에 빈 틈새라도 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의원은 "지금 우리 당은 국민들의 답답함과 절박함을 담아낼 그릇의 크기가 못 되고 유연성과 확장성도 부족하다"며 "당 지도부는 지지층에 안주하지 말고 중도개혁층의 마음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쇄신과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 필요한 것은 내가 당선돼 당에 한 석을 더하는 것보다도 내가 희생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어내는 것"이라며 "당의 지지율을 0.1%라도 끌어올리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동료 후보들이 100표라도 더 얻을 수 있다면 그 길을 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당 중진의 용퇴를 겨냥한 듯 "저보다 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정치력이 큰 선배 여러분이 나서준다면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 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후 불출마 의사를 밝혔던 의원들과 사전에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분들은 당시부터 지금까지 발언과 의사표시를 바꾼 적이 없다"며 "쇄신의 큰 물줄기가 트인다면 그분들이 분명히 동참하고 당 혁신에 앞장설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지난주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불출마 입장을 전달했다고 소개하면서 "지도부도 저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은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우리 당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이 답답하고 실망하셨을 것"이라며 "황 대표가 다양한 의견을 모두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주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유 의원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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