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훈 대전사랑의열매 배분사업팀장

조금 먼거리를 출퇴근 하면서 꼭 챙기는 물건이 하나 있다. 바로 스텐 물병이다. 군 장교시절 전쟁터에서 마지막 남은 수통 물 한 모금을 수건에 묻혀 부하들의 입술을 젖혔던 예화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 이후였을까? 물병 물을 조금씩 남겨두는 버릇이 생겼다.

요즘 만나는 분 중 이렇게 누군가를 위해 물 한 모금을 넘어 시간과 물질을 남겨 두는 분들을 보게 된다. 급여를 받으면 기부금을 먼저 떼어 두고 남은 금액으로 생활을 한다는 나눔리더(연 100만원이상 기부자), 학원운영을 하시면서 매일 일정금액을 기부하시는 아너소사이어티(1억원이상 기부자) 모두 좋은 세상을 만드는 분들이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런 많은 분들의 마음을 모아 지난 한해 약 107억원을 모금했고 중앙회 지원금을 포함해 117억원을 배분했다. 이중 67억원은 1000여개의 대전 복지시설·기관에 지원했으며 50억원은 저소득층에 지원됐다.

매년 이맘때만 되면 많은 모금단체가 있음에도 사람들은 사랑의 열매를 달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모금회가 사회복지시설과 기관을 위해 대리로 모금을 하고 배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금단체도 대전모금회의 배분금을 받는 배분기관인 것이다. 이런 일을 하라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을 만들어 법정모금단체의 지위를 부여했다.

대전모금회 배분사업은 대표적으로 복지시설 단체가 제안한 사업을 심사해 지원하는 신청사업이다. 내년부터는 5억 5000만원으로 상향 예정이다. 다음은 저소득층의 갑작스런 의료비, 생계비, 재해 재난시 지원하는 긴급지원사업이다. 매년 4억원 정도 규모다. 기부자가 지원분야나 지역, 대상을 지원하는 지정기탁사업이 있다. 마지막으로 기획사업이다. 해결해야 할 복지과제 우선순위를 정해 해결하기 위해 기관들과 함께 파트너십을 가지고 지원하는 공모사업 등이다. 최근 진주아파트 살인사건이 관리되지 않는 정신장애인으로 확인되면서 ‘정신장애인 지역사회 초기 적응 지원사업’과 ‘취약계층 임신·출산 지원을 통한 초기 양육환경 조성사업’ 등이 모두 기획사업이며 3년간 진행 예정이다.

올해도 사랑의 열매 온도탑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0일부터 희망 2020 나눔캠페인을 73일간 진행한다. 온 국민이 함께 공식적으로 기부를 참여할 수 있는 축제 기간이다. 나눔은 1+1이 2를 넘어 10이나 100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는 겨울이 될 시길 바란다. 기부도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올 겨울 사랑하는 자녀들과 함께 대전 지역 내 동 주민센터 등에 기부신청서를 내 주시고, 가슴의 빨간색 사랑의열매를 달아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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