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인 프로축구 K리그2 대전시티즌의 새 주인은 하나금융그룹으로 결정됐다. 하나금융그룹은 K리그 메인스폰서다. 대전시와 하나금융그룹은 어제 대전시청에서 '대전시티즌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투자방식과 시설 사용조건 등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 과정을 거쳐 12월 말까지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이제 인수인계 절차만 남은 셈이다.

대전시와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개월 간 투자협상을 벌여왔다고 한다.

기업구단으로 탈바꿈하는 22년 전통의 대전시티즌을 바라보는 팬들은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새 주인을 맞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대전시티즌은 1997년 지역 기업 4곳의 컨소시엄으로 창단됐으나 이중 3개 기업이 부도나면서 2006년 시민구단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전시는 구단운영에 연간 70억~80억원의 세금을 투입해야하는 등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이런 까닭에 역대 시장 재임시절에도 대전시티즌 매각설은 줄곧 따라다녔다.

K리그2의 저조한 성적과 선수 선발을 둘러싼 부정 의혹도 대전시티즌 매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전시티즌은 현재 K리그2 10개 팀 중 9위에 머물러 있다. 대전시티즌 인수인계를 통해 대전시는 예산부담을 덜고, 하나금융그룹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업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엔 단서조항이 붙는다. 지금과 같은 구단운영으로는 미래가 없다. 먼저 국내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

하나금융그룹은 1998년부터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해 올 정도로 축구와 인연이 깊다니 든든하다. K리그 공식 후원은행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22년 역사의 대전시티즌 정체성을 어떻게 계승하느냐가 과제다. 하나금융그룹은 대전시티즌의 대전 연고 유지를 약속했다. 대전지역의 체육발전에 기여하겠다고도 했다. 대전시는 하나금융그룹이 대전시티즌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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