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업체, 도시재생사업 추진 발길 늘자 매출·부동산 상승
주민 '시세차익 노린다' 불만 업체 "차질 없애려 매입한 것"

최근 대전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옛 철도 관사촌. 외지업체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소제동 일부 주민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최근 대전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옛 철도 관사촌. 외지업체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소제동 일부 주민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선정화 기자] “요즘 핫플레이스로 소문나서 방문객은 늘고 있지만 실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지역에 연고도 없는 외지인들이죠.”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됐던 대전 소제동 철도관사촌이 한 외지 업체의 민간주도형 도시재생사업으로 차츰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정작 원주민들과는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5일 찾아간 소제동은 낡은 빈집들 사이로 새로 생겨난 뉴트로 감성의 카페와 음식점들이 입소문을 타며 젊은이와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외지 업체는 소제동에 10여채의 낡은 관사와 빈집 등을 매입해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고 카페와 음식점 등을 직접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원주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소제동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소제동에 방문객이 늘면 뭐하나, 이익 보는 사람은 대전 지역민이 아니라 대전에 연고도 없는 외지인들”이라며 “대전의 젊은 청년들은 매니저나 직원으로 일정 수준의 월급만 받으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외지 업체가 영업이익 뿐 아니라 부동산 시세차익을 노려 재개발 지역을 골라 부동산을 매입하고 가게를 직접 운영하며 땅값을 올리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실제 평당 시세 100만~200만원에 거래되던 소제동 빈집들은 현재 평당 900만~1300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재개발과 함께 신흥 상권들이 생겨나며 규모와 위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해당 업체 측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업체는 2014년 낡고 오래된 서울 종로구 익선동 인근 한옥단지 10여채를 현대식 가옥으로 개조하며 그 일대를 핫플레이스로 바꾼 이력을 갖고 있었다.

업체는 본인들도 익선동 젠트리피케이션 피해자로 당시 경험을 타산지석 삼아 향후 건물주와의 재계약 문제 등으로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길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소제동의 땅과 건물을 매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제동 도시재생 프로젝트 사업을 위해 2016년부터 전수조차를 진행했으며 300채 가옥 중 매입가옥은 10여채로 오프라인 플랫폼 사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업체 측 관계자는 “주민들이 현재 주장하는 부동산 시세차익 이야기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전혀 다르다”면서 “대전의 버려진 도시에 외지인들이라도 들어와서 살려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전주하면 한옥마을이 떠오르듯이 대전역 하면 철도관사촌이 떠오르는 전국 단위의 관광명소를 만드는 것이 회사의 꿈”이라고 설명했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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