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세종충남대병원 개원 예정
3천억 차입… 병원 재정상황은 나빠
500병상→210병상…영리병원 우려
市, 충남대병원과 어린이병원도 추진
국내 빅5의료기관 연계 등 고민해야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내년 6월 문을 여는 세종충남대병원의 미래전망이 어둡다. 충남대병원의 현금 보유고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재정악화에 따른 의료서비스 질 저하 우려가 거세지고 있기때문이다.

특히 세종충남대병원과 의료서비스 질 개선 간 상관관계가 무너지고 있는 모습으로 급전환되면서, 세종지역 의료산업 위축이 예상된다. 지역 한 의료계 관계자가 공개한 충남대 병원 중기재정전망을 보면, 충남대병원의 현금보유고는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충남대병원 건립을 위한 금융권 차입금액은 2835억원으로, 세종충남대병원 개원시 본원 의료수익 10%를 전제로, 향후 10년간 차입금만 3955억원인 것으로 전망됐다. 가장 큰 문제는 병원 경영의 악순환이 질 낮은 의료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 의료업계 한 관계자는 “세종충남대병원은 당초 500병상 규모로 계획됐다. 그러나 재정 여건 상 개원초기 210병상 규모로 개원 한 뒤 차츰 병상을 늘려가는 것으로 병원 설립 시나리오를 수정한 것으로 안다”며 “재정이 부족하면 철저하게 영리병원으로 전락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의료인과 시설 등의 의료자원 집중이 소홀해지면서, 지역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다수 병원 고객이 수도권 대형 굴지병원으로 눈을 돌리는 등 의료 접근성도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특정병원에 시선을 고정한 세종시의 공공의료 서비스 확충전략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시가 또 다시 충남대병원과 연계한 '어린이병원 설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전장치 없는 의료서비스 확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과거 서울대병원 세종의원 세종 유치를 가로막기 위한 정관계 로비활동 의혹부터 '세종충남병원 조기건립을 위한 묻지마 동의서' 작성까지, 각종 로비설에 이은 충남대병원의 지역 내 신뢰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상태.

비관적 재정전망까지 품은 충남대병원이 세종 어린이병원을 정상 운영할 수 있느냐 여부를 따져봐야한다는 목소리도 공존한다. 지역 의료업계는 세종시가 국내 굴지의 대형병원과 연계한 의료서비스 확충에 눈을 돌려야한다고 조언한다.

세종을 무대로 한 강남 세브란스·성모(카톨릭중앙의료원)·삼성서울·현대아산병원 등 국내 최상급 빅(big)5 의료기관 연계가 타깃이다. 공격적 대형병원 유치활동을 통한 인구유입, 한층 업그레이드 된 의료서비스 제공, 자족기능 확충 등 세종시 정상건설을 타깃으로 한 신개념 성장기반을 마련해야한다는 얘기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충남대병원의 무리한 확장식 사업이 수도권 병원의 세종 진출을 막고 있다. 충남대병원에 집착한 세종시의 의료정책도 문제다. 의료 독과점 시장 1인 1색 시민들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다. 시민들의 의료 선택권을 한 단계 넓혀야 한다. 국내 굴지의대형병원 유치를 겨냥한 세종시의 공격적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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