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바이오산업 글로벌 혁신성장 2030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바이오산업 글로벌 메카로서 차별화된 역할 수행과 지역 중장기 바이오산업 혁신성장에 방점이 찍혔다. 대전에는 바이오산업을 혁신성장 주도의 대표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 ‘바이오 메카의 원조’인 대덕특구가 이제야 체계적인 비전과 전략을 모색한다는 건 늦어도 한참 늦었다.

대덕특구는 국내 첫 바이오클러스터다. 오송, 판교, 송도와 함께 국내 4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힌다. 현재 대덕특구 중심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연구소가 밀집해 있는 가운데 바이오기업 300여곳이 특화된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2000년 전후로 벤처창업 붐과 더불어 민간기업 주도의 클러스터가 구축됐다. 최근 지역기업이 잇따라 코스닥 상장, 미국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 통과, 대규모 투자자본 유치 등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대덕 연구개발 상업화 역량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 대전 바이오기업의 벤처캐피탈 투자규모는 2444억원으로 전국(8417억원)의 29%다. 10월 현재 코스닥 등 증권시장 상장기업도 20개사다.

대전시가 모델로 삼는 것은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다. 여러모로 대덕의 경우와 유사하다. 연구개발 기반의 창업 잠재력도 뛰어나다. 신약후보물질, 진단기기 등 기술 중심 특화기업이 창업생태계를 리드하고 있다. '대전바이오벤처타운'이 '바이오창업의 요람'으로 불리고 있다. 바이오 산업은 우리나라 3대 신산업 중 하나지만 국가 또는 지역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집중 육성하는 데는 허술했다.

대전시가 대덕특구의 비교우위와 강점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파크'와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에서도 탈락한 것은 뼈아픈 교훈이다. 이러다가는 오랫 동안 축적해온 신성장 동력을 내쫓는 격이 될 수 있다. 국가 주도 바이오·보건의료산업 특화 단지가 조성된 오송의 경우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030 충북 바이오헬스 제2도약 육성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바이오 미래는 혁신성장 아이디어와 실행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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