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등 악영향 반도체 수출 전년동월비 32%↓
日 수출규제… 투자심리도 악화 관련업체 밀집된 지역경기 먹구름
내년 5G 본격화에 업계 기대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기운 기자] 충청권의 주력 수출상품인 반도체 산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지역 경기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미·중무역분쟁과 세계 보호무역주의라는 변수 앞에 지역 반도체 업체들이 쓴 맛을 보고 있지만, 향후 반도체 업계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일 산업통산자원부의 ‘2019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수출은 14.7%가 감소한 467억8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월대비 32.1%가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액 하락폭을 키웠다. 산업부는 이 같은 수출부진의 원인으로 미중 무역갈등과 같은 대외 불확실성의 지속과 반도체 업황의 부진등을 꼽았다.

이에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들이 밀집 돼 있는 충청권의 경우 지역 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충남연구원이 조사한 '충남 반도체 산업 현황과 전망'을 살펴보면 충남지역의 반도체 사업체수는 156개소로 경기도에 이어 2번째로 많았고, 종사자 수 역시 1만204명으로 경기, 충북에 이어 전국 3위에 위치해 있다.

충남·북 뿐만 아니라 대전지역에도 반도체 제조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는 9곳으로 여기에 종사하고 있는 수만 1299명에 이른다. 그 만큼 지역 경제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존율이 높은 상황이지만 미중무역갈등과 같은 대외불확실성, 내수악화, 반도체 단가 하락 등이 악재로 겹치면서 지역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특히 지역 내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들은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투자감소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가 제품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불확실성으로 투자심리가 약화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경기도 평택 반도체 공장에는 새로운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투자가 내년으로 연기 됐다는게 업계의 전언이다. 충남 천안과 아산에 밀집해 있는 지역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들은 반도체 공장 증설과 함께 판로 확보를 기대했지만 사실상 물거품이 된 것이다.

다만 내년부터 5G 통신의 본격도입에 따른 반도체 수요증가에 따라 반도체 업계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어 지역 업계에서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삼성이 메모리 반도체 뿐만 아니라 5G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를 통해 지역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들의 실적 개선 또한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외 불확실성 뿐만 아니라 내수시장 악화로 지역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사정이 어려워져 도산으로 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다만 스마트 팩토리 확산으로 인한 생산설비 자동화와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개발등을 비춰 봤을 때 내년 반등의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기운 기자 energykim@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