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양극화 부추기는 ‘규제의 역설’
상태바
부동산 양극화 부추기는 ‘규제의 역설’
  • 박현석 기자
  • 승인 2019년 11월 03일 18시 0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1월 04일 월요일
  • 3면
  • 지면보기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클릭 이슈>
대전, 분양가 상한제 등 우려↑
적용땐 ‘로또 아파트’… 수요 몰려
원도심 가격 경쟁력 의미 없어져
고분양가 관리지역도 변수 남아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비롯한 각종 규제정책이 오히려 대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더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알짜 단지 대부분이 부동산 시장이 활황인 신도심에 집중적으로 풀리면서 원도심 분양 시장의 상대적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대어급 단지로 꼽히는 숭어리샘 재건축과 용문1·2·3구역은 내년 상반기 서구에 같은 권역과 비슷한 시기에 분양될 예정으로 후폭풍이 예상된다. 숭어리샘과 용문1·2·3구역의 분양 물량은 각각 2763가구, 1974가구. 둔산권 인프라를 공유하는 2개 단지를 합치면 약 5000세대가 시장에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숭어리샘은 우수한 입지조건으로 지역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힐 정도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들 단지가 시장에 동시에 공급되면 지역 부동산 시장의 모든 수요를 빨아버리는 블랙홀 현상이 우려될 수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관측이다. 2016년부터 대전 공급물량은 연간 6000여가구로 1년치 물량이 서구 한 권역에 쏟아지는 것이다.

원도심인 동구와 중구에선 이에 대항할 만한 대어급 단지의 분양이 현재까지 전무하다.

이 때문에 청약통장을 비롯한 투기수요들이 내년 상반기 부동산 분양시장을 포문이 열리는 서구권에 집중돼 양극화 현상이 더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문제는 집값 안정을 기치로 추진된 부동산 규제정책이 되려 이 부동산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달 적용지역이 확정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현재 서구와 유성구에 적용된 고분양가 관리지역이다.

이들 규제정책의 타겟은 '분양가'.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은 서구권에서는 이들 단지인 탄방·용문동이 묶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들 단지가 저렴한 분양가로 시장에 공급되면 이른바 '로또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에 청약 통장과 투기 수요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면 신도심 단지들과 비슷한 입지와 규모를 갖춘 원도심 분양 예정단지들의 경우 유일한 경쟁력인 '저렴한 분양가'의 의미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즉 가격 경쟁력에 뒤쳐진 원도심 분양 예정단지들과 신도심 단지들 간 부동산 격차가 더 심화될 것이란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의 칼날을 피해도 고분양가 관리지역이란 변수가 남아있다. 실제 최근 분양한 도마·변동8구역의 경우 고분양가 관리지역 지정 이후 첫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를 받은 사례가 있다.

도마·변동8구역은 당초 책정한 3.3㎡ 당 1200만원 수준의 일반분양가가 HUG 보증심사를 거치면서 1137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서 중구에서 분양한 목동3구역의 경우 HUG 통제를 받지 않아 평균 분양가가 3.3㎡당 1260만원으로 도마·변동8구역에 비해 약 120만원 높다.

집값 안정을 기치로 내세운 부동산 규제 정책이 되려 지역 부동산 시장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시지부 한 관계자는 "대전시가 민간주택 공급에 직접 개입할 여지는 없지만 두 단지간 분양 승인 시점을 늦춰 속도조절을 해야한다"며 "정부의 규제 정책 역시 지역 실정에 맞는 지역 기반의 세분화 된 정책으로 부동산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